◆ 中 내수 침체 ◆

중국의 청년 실업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중국 정부가 나서 일자리 마련을 주문하고 있지만 좀처럼 해소되지 않는 모습이다.


21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 8월 청년(16~24세) 실업률은 18.8%에 달했다.

올해 들어 최고치다.

올해 상반기 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이 대거 취업 전선에 뛰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연간 대졸자 수는 1100만명에 이르는데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하다 보니 취업난은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지난해 6월 청년 실업률이 사상 최고치인 21.3%를 기록하자 월간 수치 발표를 잠정 중단했다.

이후 올해부터 통계 대상에서 재학생을 제외한 새로운 기준을 적용해 발표하고 있다.

그럼에도 올해 1월 14.6%이던 청년 실업률은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에는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웨이보'에서 24세 리 모씨의 사연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대학원에서 물리학 석사 과정을 수료한 그가 장쑤성 쑤저우의 한 고등학교에 청소부로 취직한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당시 SNS에는 "결국 집에 돈이 많은 게 제일 좋다"는 식의 푸념과 함께 "그래도 취업이라도 했으니 다행"이라는 반응이 많았다.


실제 최근 많은 중국 청년들이 '긱워커(단시간 근로자)'로 몰리고 있다.

대형 배달 플랫폼인 메이퇀에 등록된 배달 기사 수는 2019년 398만명이었지만 지난해에는 745만명으로 급증했다.

'코로나 봉쇄' 정책이 종료되면서 배달 시장의 성장이 둔화됐지만 배달 기사 수는 늘어난 것이다.


대표적인 차량 공유 서비스인 디디추싱 소속 운전 기사도 2022년 1300만명에서 지난해 1900만명으로 50% 가까이 증가했다.

광둥성 싱크탱크 광둥체제 개혁연구회의 펑펑 회장은 "이젠 부모에게 의존하는 일마저 쉽지 않다"고 분석했다.


극심한 취업난이 지속되자 기술을 배울 수 있는 전문대학의 인기도 높아지고 있다.

일례로 올해 직업기술대학 등 전문대학의 지원 커트라인은 하나같이 크게 상승했다.

중국 정부가 청년 실업 문제에 손을 놓고 있던 것도 아니다.

중국 정부는 지난 6월 '2024년 100일 1000만명 채용 특별 행동'을 시행했다.

이와 함께 최근 중국 정부가 공식화한 정년 연장도 청년들의 불만과 좌절감을 키우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정부는 최근 인터넷 속어나 신조어 단속을 강화하기로 했다.

일각에선 중국 공산당과 정부를 비판하는 용어를 검열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베이징 송광섭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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