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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사측과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의 임금 인상 협상이 결렬되자 지난 8월 1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자택 앞에서 조합원들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출처 = 연합뉴스] |
최근 전례없는 위기론에 휩싸인
삼성전자가 사내 최대 노동조합과 본격적인 임금단체협약(임단협) 본교섭에 돌입했다.
임금 인상을 비롯해 성과급 지급 방식 개선, 사내 복지 등 각종 쟁점을 둘러싼 노사 양측 간 팽팽한 줄다리기가 예상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전국
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기흥캠퍼스
나노파크 3층 교섭장에서 사측과 임금교섭을 진행했다.
전삼노는
삼성전자 노조 중 규모가 가장 큰 곳이다.
이날 오전 10시 기준 조합원 수는 3만6524명으로 집계됐다.
노사는 이날 교섭을 시작으로 격주 월요일에는 임금 협상을, 매주 수요일에는 단체협약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전삼노는 이번 임단협 안건으로 조합원에 대한 임금인상과 노조 창립기념일 1일 지정, 성과급 제도 개선 등을 제시했다.
앞서 노사는 지난 7월 31일 교섭에서 견해차를 크게 좁혔으나, 교섭 막판에 제시된 복지 안건에 대해 절충안을 도출하지 못하고 최종 결렬을 선언한 바 있다.
당시 전삼노는 임직원 자사 제품 구매 사이트인 삼성 패밀리넷의 200만 포인트를 요구했지만, ‘무노동 무임금’ 원칙에 위배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에 따라 노사는 이번 본교섭을 통해 아직 체결하지 못한 2023~2024년 임단협에 더해 2025년까지 3년치 임단협 교섭을 진행해야 한다.
삼성전자가 유례없는 위기론에 휩싸인 것과 맞물려 노사의 임단협은 조직 안팎에서 관심을 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9조1000억 원의 잠정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특히 반도체 사업을 맡는 디바이스루션(DS) 부문에서 5세대 HBM(HBM3E) 8단·12단 제품이 엔비디아 품질 검증을 통과하지 못하고, 중국 업체들이 범용 메모리 공급을 확대하면서 실적의 발목을 잡았다.
DS 부문은 2분기 6조4500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으나 3분기에는 20% 이상 줄어든 5조원대 초반 영업이익이 예상된다.
연말 대대적인 조직 쇄신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함께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노사 갈등이 장기화 될 경우
삼성전자의 대외적 신뢰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삼성 내부적으로도 삼성 위기를 야기한 요인 중에는 노사 간의 갈등, 특히 노사 불신과 비타협적인 태도가 커 이를 지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삼성 내 한 직원은 “창립 이후 처음 파업이 이뤄지는 등 그야말로 올해 노사는 극단으로 치닫는 모습을 보여줬다”며 “더 큰 문제는 노사 갈등 문제가 장기화되고 있다는 점인데, 이는 제살깎아먹기나 다름없기 때문에 어느 때보다 노사가 신뢰에 기반해 적극 타협에 나서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원은 “앞선 임단협에서는 노사 모두 처음이기 때문에 선 넘는 발언들을 하고, 감정적으로 대립했던 측면이 있었다고 본다”며 “하지만 이번 본교섭때부터는 지금의 삼성 위기를 직시해 원만하고 보다 속도감 있게 임단협을 이루는 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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