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보증 섰다 떼인돈만 2.4조”…경고등 켜진 이 회사의 건전성

서울의 한 재건축 현장 앞 신호등에 정지 신호가 켜졌다.

[이승환 기자]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회계상 부채 규모를 줄이기 위해 2000년부터 손실 처리한 부실채권이 4조5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이춘석 의원(더불어민주당)이 HUG로부터 받은 채권 상각 현황 자료에 따르면 HUG는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4조5346억원 규모의 채권 상각을 진행했다.


채권 상각은 채무자의 파산이나 회생 불가능 등으로 회수 가능성이 낮은 채권 금액을 수익에서 차감함으로써 일반 채권에서 삭제하는 것을 의미한다.


HUG는 2000년부터 회수가 어려운 부실 채권을 상각해 회계상 부채를 줄이고 있는데, 부채 규모와 상각 금액을 합치면 8조원대에 달한다.


HUG는 지난해 3조8958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상각 금액의 세부 내역을 보면 구상채권(기업보증)이 3조658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융자금 8519억원, 임금 체불에 따른 대지급금 247억원 순으로 집계됐다.


최근 10년(2014∼2023년)으로 기간을 좁혀 보면 기업보증 사고로 인한 채권 상각 규모가 8392억원으로 집계됐다.

금액 기준 상위 10개 채권이 69.4%(5천821억원)를 차지했다.


2015년에 상각 처리한 1296억원 규모 채권은 주상복합주택 분양보증으로 인해 발생했다.

또 2019년에는 주택 분양보증으로 인해 1236억원 규모 채권을 손실 처리했다.


그러나 금액 기준 상위 10개 채권의 상각 이후 회수율은 4.9%에 불과했다.

특히 10개 채권 중 회수율이 가장 높은 채권을 제외하면 나머지 9개 채권의 회수율은 2%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 같은 분양보증 사고 금액은 HUG의 전체 기업보증 사고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2014년부터 올해 9월까지 발생한 분양보증 사고는 모두 42건, 금액으로는 2조4441억원에 이른다.


이 의원은 “기업보증 중에서도 특히 분양보증 사고가 HUG의 재무 건전성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분양보증 사고 예방을 위한 대책 마련과 함께 상각 채권을 최대한 회수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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