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기업들이 최근 원자력 발전을 통해 데이터센터에 전력을 공급하는 계약을 잇달아 맺고 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가동시키기 위한 탄소 배출 없는 전력원을 찾기 위해서다.

14일(현지시간) 구글은 미국 소형모듈원전(SMR) 스타트업인 카이로스파워와 공급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구글은 앞으로 카이로스가 가동하는 6∼7개 원자로에서 총 500메가와트(㎿)의 전력을 구매하기로 했다.

500㎿는 수십만 가구의 중소도시가 이용할 수 있는 전력량이다.


카이로스는 2030년 전까지 첫 번째 소형 모듈형 원자로를 가동하고, 2035년까지 추가 배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카이로스는 지난해 말 미 원자력규제위원회(NRC)로부터 테네시주에서 시범 원자로를 건설하기 위한 허가를 받고 소형 원전 개발에 나서고 있다.


마이클 테럴 구글 에너지 및 기후 담당 선임 이사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하면서 "우리의 목표는 24시간 7일 동안 탄소 배출 없는 에너지를 공급받는 것"이라면서 "청정 에너지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풍력과 태양광 발전을 보완할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AI 데이터센터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원자력을 택한 것은 구글뿐만이 아니다.

세계 1위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인 아마존웹서비스(AWS)는 지난 3월 미국 탤런 에너지로부터 펜실베이니아주 루체른 카운티에 있는 큐뮬러스 데이터센터를 6억5000만달러에 인수하기로 했다.


역시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마이크로소프트(MS)도 지난달 미국 원자력 발전 1위 기업인 콘스텔레이션에너지와 20년간 전력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이를 위해 콘스텔레이션은 1979년 3월 미 역사상 최악의 원전 사고가 발생했던 스리마일섬 원전 1호기의 상업용 운전을 2028년 재개하기로 했다.


챗GPT 개발사인 오픈AI도 오클로라는 소형 원전 회사의 전력을 사용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빅테크 기업들이 원자력 발전소에서 나오는 전력을 확보하려고 하는 것은 AI 데이터센터의 높은 전력 수요 때문이다.

엔비디아 GPU가 대규모로 설치된 AI 데이터센터는 AI를 학습하고 서비스하는 데 기존 데이터센터보다 훨씬 많은 전력이 소모된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AI로 인해 2030년까지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는 16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때 재생에너지가 아닌 기존 전력을 사용할 경우 탄소 배출이 급증한다.

빅테크들이 탄소 배출 감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원자력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


[실리콘밸리 이덕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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