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호남권 최대 규모의 첨단 풀필먼트 물류센터를 광주에 연다.
수도권과 충청·경남 지역에서 나눠 맡던 호남의 배송 물량을 광주 물류센터에서 독자적으로 소화할 수 있게 됐다.
인구소멸로 일자리가 메마른 지방에 새 일자리를 만들어 지역경제에도 단비가 될 전망이다.
14일 쿠팡은 광주광역시 광산구 평동일반산업단지에서 '광주첨단물류센터 준공식'을 열고 본격적인 운영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준공식에는 강기정 광주시장·박대준 쿠팡 대표 등이 참석했다.
광주첨단물류센터(사진)는 연면적 16만5000㎡(약 5만평)로 축구장 22개 규모다.
2000억원 이상의 자금이 투입됐다.
2020년 9월 쿠팡과 광주시가 업무협약(MOU)을 맺고 이듬해 9월 착공했다.
인구가 적은 전남 고흥·보성 등의 지방 소도시에서도 로켓배송이 가능하려면 호남권 거점기지가 있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기존에는 동탄·대전·김해·창원 등의 물류센터에서 호남 배송 물량을 분담해왔다.
광주에서도 2021년부터 물류센터 2곳을 운영해왔지만 근무자가 650명에 불과해 비교적 소규모에 그쳤다.
주로 신선식품(로켓프레시) 전용이었다.
새로 문을 연 광주첨단물류센터는 2000여 명을 직접고용할 예정이다.
지역민을 우선 채용해 지역경제와 청년 고용에 기여할 수 있다고 쿠팡 측은 설명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광주의 청년 고용률은 38.9%로 전국 평균(46.5%)보다 낮다.
기존 광주 물류센터의 직고용 인력 중 20·30대 비중이 55%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새 물류센터 운영으로 광주·전남 지역에서 1000여 개의 청년 일자리가 창출되는 셈이다.
지난해 말 기준 쿠팡의 물류·배송 관련 직고용 인력의 96%는 서울 밖에있다.
지난달 준공한 남대전 프레시 풀필먼트센터(1300명)와 이번 광주 물류센터 등을 합치면 비서울 직고용 인력은 5만9000여 명까지 늘어난다.
광주첨단물류센터는 자율운반로봇(AGV), 소팅봇(Sorting Bot) 등 첨단 자동화 설비를 도입했다.
단순 반복 업무에 로봇을 도입해 효율성을 높이고 나머지 작업에 고용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쿠팡은 2026년까지 광주를 비롯해 대전·경북 김천·칠곡·울산 등 전국 9개 지역에 약 3조원을 투입해 물류 인프라를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신규 직고용 규모만 1만명 이상이다.
계획대로라면 쿠팡과 쿠팡CLS·CFS 등 자회사의 직고용 규모는 8만명으로 늘어난다.
이 중 비서울 지역 근무자가 80%를 넘는다.
쿠팡은 이미 지난 6월 기준으로 직고용 인력이 7만5000명을 넘어섰다.
삼성전자(12만명)에 이은 국내 2위 규모다.
로켓배송을 처음 선보인 2014년 3000여 명보다 25배 이상 늘었고, 지난해 동기보다도 23% 급증했다.
쿠팡 물류센터에는 경력단절여성 또는 퇴직한 장년층 등이 재취업하는 경우도 많아 안정적인 고용 유지에도 도움이 된다.
지난 5월에는 쿠팡CLS에서 7세, 9세 아이의 엄마인 김아림 씨(32)가 배송캠프 리더로 발탁된 사실이 알려져 화제가 되기도 했다.
박 대표는 이날 준공식에서 "광주시민 우선 고용으로 광주 전역의 고용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는 촉매제 역할을 할 것"이라며 "호남권 중소 상공인의 판로 확대를 돕는 것은 물론 대만 등에 수출도 가능하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박홍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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