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혁신기업 성공사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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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투비플러스 김도규 대표. [사진제공 = 이투비플러스] |
산업용 자재 구매대행업을 주로 해온 이투비플러스가 대변신에 나섰다.
인도네시아 진출 컨설팅이라는 새로운 사업에 뛰어든 것이다.
구매대행업체가 해외진출 컨설팅을 병행했을 때 어떤 시너지효과가 있을까. 언뜻 보면 전혀 다른 사업에 뛰어든 것 같다.
그러나 이투비플러스가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면 무모한 도전으로 비쳐지지 않는다.
왜 그럴까.
메인비즈협회(한국경영혁신중소기업협회)는 이투비플러스 김도규 대표를 ‘이달의 혁신기업인’으로 선정했다.
메인비즈협회(협회장 김명진)는 국내 중소기업의 경영혁신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목적으로 올해 7월부터 ‘혁신기업인 알리기 프로그램’을 새롭게 도입했다.
인도네시아 진출 컨설팅 사업을 시작한 김도규 대표(57)를 경기도 오산시에 위치한 본사 사무실에서 만났다.
-이투비플러스는 그동안 산업용 자재 구매대행업을 해왔습니다.
어떻게 해서 인도네시아 진출 컨설팅 사업에 뛰어들게 됐나요.
김 대표: 신성장동력이 필요했습니다.
500억원대에 달했던 매출이 점차 내리막길을 걷게 되자 위기의식을 느꼈습니다.
그동안 해왔던 산업용 자재 구매대행업으로는 미래를 장담할 수 없겠다고 판단한 거죠. 그래서 찾은 게 인도네시아 진출 컨설팅 사업입니다.
국내 전통 중소기업들은 대부분 해외진출을 간절히 원합니다.
진출 국가로 베트남, 인도, 인도네시아를 주로 검토하지요. 그러나 공장을 해외로 이전한다는 게 중소기업 입장에선 쉽지 않습니다.
그저 희망사항일 뿐이지요. 해외진출을 뒷받침해줄 능력 있는 인재가 거의 없고, 자금력도 부족할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도 해외에 진출해서 새로운 성장스토리를 쓰겠다는 의욕이 예전 같지 않기 때문이죠. 그런데도 해결책이 마땅하지 않기에 고민만 깊어질 뿐이죠. 국내 중소기업들의 이런 고민을 해결해 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올해 7월 인도네시아 현지 업체와 손잡고 50:50 합작기업(EPI)을 설립했습니다.
현지 합작법인을 통해 인허가 관련 업무 지원에서부터 인력공급과 구매대행 서비스도 지원해줄 겁니다.
-국내 공장의 인도네시아 이전 관련 컨설팅 사업이 쉽지만은 않을 텐데요. 산업용 자재 구매대행업을 해온 경험만으로 가능할까요.
김 대표: 인도네시아 진출 경험이 있고, 산업용 자재 구매대행이란 핵심역량을 접목하면 못할 것도 없지요. 이미 2년 전에 인도네시아 현지 합작법인을 설립해서
현대글로비스의 자동차 부품 포장업을 대행하고 있습니다.
현대글로비스는 초기에 인도네시아 현지업체의 도움을 받았으나 여러 어려움에 봉착했고, 결국 저희 쪽과 손을 잡으면서 난관을 극복할 수 있었답니다.
현대글로비스의 부품 포장 대행업을 하는 과정에서 인도네시아 공구 및 전자 유통업체들이 밀집해 있는 글로독(Glodok)이란 유통단지를 알게 됐어요. 그런데 이곳에 국내 기업이 한 곳도 진출하지 않았더군요. 글로독 단지는 인도네시아 공산품의 50% 이상을 공급하는 대단위 유통단지인데도 말입니다.
천운이 찾아왔다고 판단하고 공산품의 유통 심장이라 할 수 있는 글로독 단지에 합작법인을 세웠던 것입니다.
이 곳에 입점한 업체들의 상품을 차근차근 온라인 플랫폼에 등록할 겁니다.
이게 완성되면 엄청난 힘을 발휘할 겁니다.
- 인도네시아 진출을 원하는 국내 중소기업을 상대로 하는 해외 진출 관련 컨설팅 사업이 이투비플러스의 신성장동력이 될 수 있을까요.
김 대표: 컨설팅만으로는 당연히 큰 돈이 되지 않겠죠. 잠재고객을 확보하는 차원이라고 보면 됩니다.
우리의 목표는 산업자재 구매대행입니다.
우리의 도움을 받아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기업은 물론이고 기존 진출사를 대상으로 산업자재 구매대행업을 할 겁니다.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국내 기업은 1000개가 넘어요. 이들 기업이 모두 우리의 잠재고객이지요.
일반 소모성 자재에 비해 산업자재 구매대행은 상품조달이 핵심입니다.
워낙 다양하기 때문이죠. 저희는 상품조달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글로독 단지에 입점한 업체들의 상품을 차근차근 온라인 플랫폼에 등록시킬 겁니다.
이게 완성되면 산업자재는 말할 것도 없고, 다른 산업군의 상품도 취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 국내 사업으로 화제를 돌려 볼게요. 최근 3년 동안의 매출액을 보면 400억원대에서 정체돼 있습니다.
김 대표: 전통 제조 중소기업들의 업황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탓이기도 하고, 내실 위주로 경영전략을 수정한 결과이기도 합니다.
한 때 매출액이 500억원을 넘어설 때가 있었는데, 당시 기업공개를 꿈꾸기도 했어요. 이제는 성장전략 대신 내실경영으로 전략을 수정했습니다.
이런 차원에서 남미에서 수입해 판매하던 목재 유통사업을 과감하게 정리했어요. 매출액의 20%가 날아갔죠. 경쟁 심화로 도저히 이익을 낼 수 없었기에 매출 감소를 각오하고 정리했습니다.
- 유통업의 특성을 감안하더라도 영업이익률이 낮은 편입니다.
김 대표: 영업이익률이 낮을 수밖에 없는 이유는 경영이념 때문이기도 합니다.
45개사가 십시일반 투자해서 만들어진 회사다 보니 오히려 이익을 많이 내는 게 이상한 거죠. 이익을 더 많이 내기 위해 물품공급사를 상대로 단가를 낮출 수가 없는 상황입니다.
요즘 이슈가 되는 납품대금 물가연동제를 저희는 몇 년 전부터 시행하고 있습니다.
환율이나 물가가 상승해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 공급 단가를 올려줍니다.
물품공급사가 주주인데, 손해보고 납품하게 할 수는 없잖아요. 이렇게 하다 보니 영업이익률이 높을 수가 없지요. 상생경영이 제 신념이자 경영철학이기에 앞으로도 욕심내지 않고 뚜벅뚜벅 걸어갈 겁니다.
- 중소기업 협업생태계 구현이라는 경영이념이 성장을 가로막는 것은 아닐까요.
김 대표: 처음엔 45개사가 서로 협력해서 유통망을 공유하면 엄청난 시너지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했어요. 자사 제품만 판매하지 않고 다른 회사 제품까지 팔아주면 윈-윈 게임이 되겠다 싶었지요. 그런데 현실의 벽은 높았어요. 다른 업체 제품 끼워팔기가 쉽지 않았어요. 모든 거래가 관계로 엮여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영업전략을 대폭 수정할 수밖에 없었답니다.
주주사 협업마케팅 대신 전문 마케터 중심으로 확 바꿨지요. 마케터는 회사 소속이 아닌 개인사업자 신분입니다.
자신들의 네트워크를 활용해서 거래처를 개발하고, 거래실적에 따라 수당을 받습니다.
현재 활동하는 마케터는 72명입니다.
이들이 회사 매출액의 절반 가량을 올리고 있습니다.
마케터를 100명으로 늘리는 게 목표입니다.
유능한 마케터 확보가 곧 성장의 원동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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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투비플러스 김도규 대표. [사진제공 = 이투비플러스] |
주요이력
1967년생/숭실대 중소기업대학원 석사/2007년~현재 이투비플러스 사장/2010년 ~현재 에이치앤에스 사장/ 2013년~현재 이투비산기 사장
◆ ‘이달의 혁신기업인, 김도규 이투비플러스 대표는 누구?
김도규 대표(57)는 청년 사업가 출신이다.
31세에 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목(木)상자 제조업에 뛰어들었다.
그는 늘 ‘직원들과 함께 성장하는 회사’와 상생경영을 입에 달고 다닌다.
이런 평소 경영철학 때문일까. 지난 2007년 목(木)포장재 제조 3개사와 공동 출자해서 제일에스엔씨라는 회사를 설립했다.
목포장재 시장을 놓고 출혈경쟁 대신 협업을 통해 윈-윈 성장을 하자는 취지였다.
당시 김 대표와 의기투합했던 주인공은 대한수출포장 송경석 대표와 유엘피 백준석 대표였다.
송 대표와 백 대표는 이투비플러스 대주주로서 여전히 중소기업 협업공동체 구축에 힘을 보태고 있다.
설립 이듬해 50억원이었던 매출은 2016년엔 500억원대로 급성장했다.
성장의 날개를 달아줬던 고객은 범 현대가였다.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
현대백화점,
현대홈쇼핑 등이 주요 고객이다.
지난 2022년 인도네시아에 진출할 수 있었던 배경도
현대글로비스에 포장재를 납품하면서부터 쌓아 온 신뢰 덕분이었다.
상생경영을 향한 김 대표의 의욕은 중소기업 협업생태계 구축으로 이어졌다.
제일에스엔씨 출범 10년이 지날 때쯤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싶었다.
산업용 자재분야의 44개사를 설득해서 주주로 끌어들여 2017년 이투비플러스를 설립했다.
이른바 협업생태계를 지향하는 중소기업 플랫폼을 만드는 데 성공했던 것이다.
그러나 이투비플러스는 생각만큼 잘 운영되지 않았다.
“45개사가 협업해서 다른 주주회사 제품을 팔아주면 금방 대박을 터뜨릴 것 같았어요. 그런데 현실의 벽은 높더군요.” 이투비플러스는 적자를 면치 못했고, 자본금마저 바닥이 날 정도였다.
김 대표는 큰 결단을 내렸다.
적자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이투비플러스를 제일에스엔씨가 인수했던 것이다.
그러나 상호명은 제일에스엔씨가 아닌 이투비플러스다.
“중소기업의 협업 생태계를 만든다는 경영이념을 그대로 가져가고 싶었기에 과감하게 제일에스엔씨 상호를 버렸다”고 당시를 회고한다.
그의 상생경영 의지는 다시 인도네시아로 향한다.
고임금으로 신음하는 국내 전통 중소기업들이 인도네시아에 진출해서 또 다시 성공스토리를 쓸 수 있도록 돕고 싶어한다.
이제경 100세경영연구원장, 경제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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