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땅서 시작한 인니 한인마트 … 韓商 조언에 큰 고생 덜었어요

◆ 비즈니스 리더 ◆
김우재 무궁화유통그룹 회장이 지난 11일 서울에서 매일경제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이충우 기자


"이미 한류는 국제무대에 올랐습니다.

우리 문화가 세계적인 환호를 받는 가운데 우리의 전통문화를 간직한 예향(藝鄕) 전주에서 제22차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가 열립니다.

비즈니즈 잠재력뿐 아니라 우리 전통문화도 함께 국내외로 전파하는 뜻깊은 대회가 될 것입니다.

"
지난 11일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김우재 무궁화유통그룹 회장은 1주일여 앞으로 다가온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 개최에 강한 자신감을 내보였다.

이번 대회장을 맡은 김 회장은 "특히 전주시와 재외동포청이 힘을 보태 대회 준비를 차질 없이 진행 중"이라며 "올해 대회가 이전과는 다른 새롭고 역동적인 면모를 나타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는 전 세계 한상들이 비즈니스 기회를 모색하고, 모국과 교류를 강화하는 글로벌 행사다.

올해 대회는 오는 22~24일 사흘간 전주시 전북대에서 열린다.


무엇보다 가장 한국적인 도시로 꼽히는 전주에서 열린다는 점에서 이전 대회들과 구별될 전망이다.

김 회장은 "최근 노벨문학상 쾌거를 이룬 한강 작가의 예에서 보듯, 우리나라 문화는 이미 세계 무대에 우뚝 서 환호를 받고 있다"며 "예향의 도시 전주에서 한인 비즈니스대회를 개최함으로써 전 세계 비즈니스 리더들에게 사업뿐 아니라 우리 문화까지 홍보하는 장을 마련해준 셈"이라고 말했다.


지역 균형 발전이라는 측면에서도 뜻깊다는 게 김 회장의 생각이다.

전북은 창사 100주년을 맞은 삼양그룹을 탄생시킨 비즈니스의 고장이다.

김 회장은 "전주에서의 대회 개최는 수도권과 지방 간 균형발전을 도모하는 차원에서도 의미가 깊다"며 "지금까지 한 번도 수출길을 터 보지 못한 전북 기업이 대규모 수출 계약 체결에 성공했다는 환호성을 듣는 게 이번 대회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이번 대회는 역대 최초로 대학교 내에서 열린다.

기성 기업인들과 한상 꿈나무들의 시너지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비즈니즈 대회의 꽃으로 불리는 기업 전시관도 전북대 대운동장에 돔 형태로 설치됐다.

규모는 8200㎡에 달한다.

특전기, 통신, 조명, 냉난방기, 보조 발전 시설 설치를 거쳐 오는 15일까지 모든 공정을 마칠 예정이다.

김 회장은 "지역 대학생 400명가량이 자원봉사자로 지원해 대회 준비를 돕고 있다"며 "전북 지역 학생들이 세계로 나가고 있는 한상들의 역동성을 실감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월 대회장으로 위촉된 이후 김 회장은 수시로 현장을 찾으며 행사 진행을 조율해왔다.

대회를 공동주관하는 동포청과 전북도의 실무진과 수시로 통합 미팅을 진행하는 등 컨트롤 타워 역할도 했다.

김 회장은 "단순히 마이크만 잡고 인사하는 직위가 아닌, 역사적인 일을 하고 있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달려왔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특히 지난해 개청한 이후 처음으로 비즈니스대회를 주관한 동포청의 기여를 강조했다.

김 회장은 "동포청도 국내에서 처음 수행하는 업무임에도 흔들림 없이 계획적으로 행사 준비를 수행했다"며 "이미 한 달 전부터 대회 준비가 아무런 하자 없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음을 직감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동포청은 특히 해외 한상들과의 네트워킹을 바탕으로 해외 바이어들과 기업인들을 유치하는 등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고 치켜세웠다.


김 회장에 따르면 기업전시관 부스는 330여 개가 마련된 상태다.

신청 기업 수는 이를 훌쩍 뛰어넘어 경쟁률이 매우 높았다고 김 회장은 귀띔했다.

외국 바이어들도 800여 명 등록을 했지만 실제 행사 기간엔 약 1000명에 육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회장은 "수출에 적합한 제품들을 엄격히 선정해 부스에 전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실내 전시장에는 네 발로 걷는 '스팟' 로봇과 배터리를 탑재한 수소전기 트럭, 수소전기 버스, 소형 지게차 등을 전시한다"며 "기업전시관 근처 소운동장에서는 국제드론산업박람회를 열어 드론 축구대회 등 이색적인 볼거리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인도네시아에서 유통사업을 맨손으로 일군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한국항공대를 졸업하고 대한항공에 10년 재직하다 1977년 서른 중반에 인도네시아로 건너가 인도네시아 1호 한인마트 '무궁화유통'을 설립했다.

1980년대 초 23㎡(약 7평) 남짓한 상점에서 출발해 현재는 현지에서 4000여 개의 슈퍼마켓과 상점에 한국 상품 1800여 종을 공급하고 있다.


김 회장은 "내 사업 성공 비결이 '사람'이었다"며 "국내 기업과 현지 한국 기업들 간의 네트워킹이 해외로 진출하려는 기업들에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이미 기반을 잘 잡은 현지 한상의 조언을 받으면 수년의 고생을 단축할 수 있다"며 "해외 한상과 국내 기업인들을 연결시켜주는 것이 기성 기업과 정부가 나서서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이어 "한인비즈니스 대회가 일회성의 비즈니스 플랫폼이 아닌 지속적인 네트워킹을 도모하는 장이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김우재 회장
△1943년 충남 출생 △1965년 한국항공대 졸업 △1967년 대한항공 입사 △1977년 인도네시아 이주 △1980년 한국종합식품 설립 △1986년 무궁화유통으로 상호 변경 및 매장 1호점 개장 △2010년 무궁화 6호점 개장 △2011년 세계한인무역협회 이사장 △2013년 대한민국 국민훈장 동백장 수훈 △ 2013~2015년 세계한상대회 12·13·14차 공동대회장
[한재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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