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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밤 10시께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키스 서울' 매장 앞에서 오픈런을 노리는 고객들이 노숙을 하고 있다. 김효혜 기자 |
한글날이었던 지난 9일 오전 7시,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위치한 '키스 서울' 매장 앞은 대기 고객으로 긴 줄이 만들어졌다.
가장 앞줄에 선 이들은 전날 밤부터 캠핑용 간이 의자와 침낭을 가져다 두고 노숙까지 불사한 이들이었다.
비교적 뒷줄에 자리 잡은 오상헌 씨(30·경기 안산시)는 "오늘 발매하는 스니커즈를 구매하기 위해 새벽부터 나와 매장 앞에서 줄을 섰다"며 "어제부터 밤새 기다렸다는 사람들을 보니 더 빨리 나왔어야 하나 후회가 된다"고 말했다.
오씨를 포함해 오픈런에 도전한 이들은 대부분 20·30대 남성들로, 전부 이날 키스에서 판매를 시작하는 '키스×뉴발란스' 컬래버레이션 스니커즈를 구매하려고 줄을 섰다.
키스 서울 매장을 운영하는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패션전문기업
한섬은 이날 하루에만 1500명이 넘는 고객이 매장을 방문했다고 전했다.
13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지난 5월 국내에 진출한 뉴욕 기반 미국 럭셔리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키스(Kith)'의 국내 1호 매장 '키스 서울'이 MZ세대 고객의 성수동 쇼핑 필수 코스로 빠르게 안착하고 있다.
한섬에 따르면 키스 서울 매장은 일평균 방문 고객이 1000명이 넘어 개점 3개월 만에 누적 방문객 10만명을 돌파했다.
매출 또한 당초 목표 대비 120% 이상을 달성하며 안정적인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키스 서울이 쇼핑 필수 코스로 거듭난 데에는 MZ세대 패셔니스타 고객을 겨냥한 상품 운영 방식과 공간 구성 등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무엇보다도 희소가치에 열광하는 MZ세대를 겨냥한 한정판 제품 운영 방식이 통했다.
키스 제품을 판매하는 동시에 다양한 브랜드를 선별해 모아 놓은 편집숍이기도 한 키스 서울 매장은 한정판 스니커즈를 꾸준히 선보여 스니커즈 마니아 고객들 발길을 끌었다.
실제로 매장 개점 초기에는 국내에서 찾아보기 힘들었던 아식스·나이키 등의 한정판 제품을 대거 풀었는데, 덕분에 매장 앞은 매일 새벽부터 대기 고객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패션에 국한되지 않은 다양한 분야의 유명 브랜드와 컬래버레이션을 활발히 진행하는 것도 키스만의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키스는 2011년 브랜드 론칭 이후 '베르사체'와 '리바이스' 등 패션 브랜드를 비롯해 'BMW, 코카콜라, 태그호이어, 디즈니' 등 다양한 분야의 글로벌 브랜드와 컬래버레이션 제품을 출시했다.
지난 8월 미국 월트디즈니컴퍼니의 '마블'과 협업해 선보인 신제품 출시일에는 대기 고객이 매장 밖 수백 m까지 이어지기도 했다.
또한 지난달 세계 3대 골프클럽 브랜드 '테일러메이드'와 컬래버레이션한 신제품을 출시한 날에는 평일 기준 역대 최다인 2000명이 매장을 찾기도 했다.
이에 더해 30·40대 고객에게 인기 있는 이탈리아 디자이너 브랜드 '조르지오 아르마니'와 미국 메이저리그 팀 '뉴욕 메츠' 등과의 협업 제품을 출시하며 기존 10·20대 중심 고객 연령대를 30·40대로 넓히고 있다.
식음료(F&B)를 동시에 즐길 수 있도록 공간을 구성한 점도 고객들을 유인하는 요인 중 하나다.
키스 서울에는 자체 운영하는 시리얼 바(bar)인 '키스 트리츠'와 뉴욕식 올데이 다이닝 레스토랑인 '사델스' 아시아 1호 매장이 함께 있다.
한섬 관계자는 "남들과는 다른 본인만의 개성을 추구하는 MZ세대 패션 트렌드가 키스의 한정판과 컬래버레이션 제품 정책과 맞물리며 키스 서울의 인기를 견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효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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