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에 이어 두번째…반도체·집적회로 등 수출
비동맹외교 이어가며 전쟁에서도 ‘중립’ 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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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왼쪽)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7월 모스크바에서 만나 포옹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
인도가 러시아에 수출제한 기술제품을 세계에서 두번째로 많이 공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인도는 러시아에 반도체, 집적회로, 공작기계 등을 4·5월에 각각 6000만달러(약 811억원) 이상 수출했다.
연초보다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지난 7월 수출액은 9500만달러(약 1300억원)를 넘어서며 중국을 바짝 뒤쫓고 있다.
블룸버그는 “미국·유럽 관리들은 수출을 억제하려고 노력했으나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인도 정부에도 문제를 제기했으나 답변을 거의 듣지 못했다”고 전했다.
미국·유럽 관리들에 따르면 러시아군 산업단지에 공급되는 기술제품 20%가 인도를 통해 들어오고 있다.
러시아는 제재를 피해 제3국을 통해 기술제품을 수입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우회 수입 경로로 튀르키예와 아랍에미리트(UAE)가 이용됐는데 최근에는 인도, 말레이시아, 태국이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인도·러시아 비밀무역 채널이 개설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인도는 러시아산 원유의 최대 수입처로 떠올랐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은 러시아가 석유 판매로 벌어들이는 인도 루피화를 이용해 수출제한 기술제품을 사들인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에 월리 아데예모 미국 재무차관은 “러시아군 산업기반과 거래하는 기업·은행은 제재받을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그동안 인도는 비(非)동맹 외교 노선에 따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중립을 지켜왔다.
중국을 견제하고자 미국·일본·호주 등과 긴밀한 관계를 맺으면서도 러시아와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값싼 러시아산 원유를 수입해 경제 성장도 이뤄냈다.
지난 회계연도 기준으로 인도 경제성장률은 8.2%에 달했다.
인도·러시아 교역 규모는 2023년 4월~2024년 3월에만 656억달러(약 8조7000억원)에 달한다.
전쟁 직전 1년간 교역 규모인 130억달러(약 17조6000억원)의 5배 수준이다.
그러면서도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정상을 각각 만났다.
지난 7월에는 모스크바를 찾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했다.
한 달 후에는 키이우를 방문해 볼로디미르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만나 평화 협상을 중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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