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우리 부모님과 달라”…‘혼맥 거부’ 재벌가 자녀, 누가있나 보니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차녀 최민정씨. [사진출처 = 웨딩업체 ZOLA]
국내 대기업 오너의 자녀들끼리 결혼하는 이른바 ‘혼맥’ 공식을 깨고 부부의 연을 맺은 재벌가 자녀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이들은 부모 세대와 달리 사내 연애 등 자연스러운 만남을 통해 결혼에 골인을 하는 모습이다.


과거 기업인에 대한 정관계 입김이 상당했던 때와 달리 그 영향력이 줄어들면서 정략 결혼의 필요성이 낮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1일 재계에 따르면 오는 13일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차녀 최민정씨는 중국계 미국 사업가인 케빈 황씨와 백년 가약을 맺는다.


민정씨는 예비신랑인 황씨와 미국에서 이웃 주민으로 처음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재벌가 자녀 중에선 최초로 해군 사관후보생에 자원 입대한 민정씨는 예비신랑과 ‘군’이라는 공통 분모를 통해 더욱 가까워진 것으로 알려졌다.


황씨는 하버드대와 스탠퍼드대 경영학석사(MBA)를 졸업하고 미 해병대 장교로 근무했으며 지난 2020년 10월부터 약 9개월간은 주한미군으로도 군 복무를 한 바 있다.


지난 2020년 SK E&S가 지원하는 청년창업센터 ‘로컬라이즈 군산’을 방문한 최태원 SK 회장과 그의 장녀 최윤정씨, 차녀 최민정씨가 청년 창업가들이 운영하는 사진관에서 함께 가족사진을 찍은 모습. [사진출=로컬라이즈 인스타그램]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에서 비공개로 열리는 결혼식에는 현재 이혼 소송 중인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모두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의 장녀인 최윤정 SK바이오팜 부사장 역시 지난 2017년 벤처사업가와 혼인을 맺었다.

최 부사장은 미국에서 대학을 졸업한 이후 베인앤드컴퍼니에서 일하며 남편을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SK그룹 측은 최 부사장의 남편에 대해 결혼 당시 “국내 대기업 총수일가와는 전혀 상관이 없다”고 설명했다.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자녀들도 재벌가에서 자유로운 연애를 통한 결혼 사례로 빠질 수 없다.


김 회장의 장남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의 경우 10여년간 입사 동기와 연애를 한 끝에 결혼이란 결실을 맺은 것으로 유명하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직원들 사이에선 사내 동기와 장기간 연애 끝에 결혼을 하면서 김 부회장에 대해 이미지가 더 좋아진게 사실이다”고 말했다.


지난 2022년 7월 28일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열린 차세대 이지스구축함 제1번함 정조대왕함 진수식을 마치고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부터 윤석열 대통령, 김건희 여사, 정현선씨, 정기선 HD현대 사장 (현 HD현대 부회장). [사진출처 = 대통령실]

김 회장의 셋째 아들인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 역시 한 방송사 기자와 결혼을 해 주목을 받았다.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은 지난 2020년 교육자 집안의 여성과 부부의 연을 맺었다.


당시 베일에 싸인 며느리에 대해 묻자 정 부회장의 아버지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은 “대한민국의 건강한 여성”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롯데 신동빈 회장의 장남 신유열 전무 역시 노무라 증권에서 일할 당시 동기였던 여성과 백년가약을 맺었으며, 김호연 빙그레 회장의 장남 김동환 사장도 사내 연애를 통해 배우자를 맞이했다.


김대헌 호반그룹 기획총괄 사장은 SBS 아나운서 출신인 김민형씨를, 이웅열 코오롱 명예회장의 장남이자 ‘코오롱가(家)’ 4세인 이규호 부회장은 우영미 디자이너의 딸 정유진 씨와 부부가 됐다.


재계 관계자는 “재벌가마다 혼인 풍토는 다르다”면서도 “70~80년대생 오너경영인들이 부각되면서부터는 부모 세대와 다른 자유로운 결혼 분위기가 엿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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