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위에 잉어가 왜 있어?”…태풍 ‘산산’ 위력에 휘청였다

집중호우가 쏟아진 미에현에서 태풍 소식을 전하던 취재진과 가나가와현 이세하라시의 시부타강 인근 도로에서 발견된 잉어 [사진 출처 = 후지TV 캡처]
제10호 태풍 ‘산산’이 일본을 휩쓸었다.

지하철역이 침수되고, 도로 위에서는 잉어가 발견되는 등 몸을 못 가눌 만큼 매우 강한 비와 바람이 동반되고 있다.


2일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산산은 전날 오전 아이치현 남쪽 해역에서 혼슈 중부를 향해 북쪽으로 이동하다 열대 저기압이 됐다.

보통 태풍은 최대 풍속이 초속 17m를 넘는 열대 저기압을 지칭한다.


기상청은 이날 낮까지 나고야가 있는 도카이 지방과 오사카를 중심으로 하는 긴키 지방에 각각 최대 150mm, 도쿄와 주변 지역에 최대 100mm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일본 열도에는 태풍 영향으로 이미 기록적인 폭우가 내린 상태다.


혼슈 중부 시즈오카현 이타미시에는 전날 오전 11시까지 72시간 동안 평년 8월 강우량의 3배가 넘는 654㎜의 비가 내렸고, 도쿄 인근 가나가와현 에비나시는 오후 1시까지 72시간 동안 강우량이 444.5㎜였다.

기후현, 미에현 등지에서는 하천이 범람해 주변 지역 주민을 상대로 한때 피난 지시가 내려졌다.


잇따른 기록적인 비에 산사태가 발생하거나 주택 파손, 하천 범람, 침수 등의 피해가 컸는데, 피해 현장은 현지 매체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제10호 태풍 산산이 강타한 일본 규슈 미야자키 거리에 깨진 기와와 잡동사니들이 나뒹굴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후지TV 취재진은 지난달 31일 폭우가 쏟아진 가나가와현 이세하라시의 시부타강 인근 지역을 방문했다.

도로는 이미 침수돼 경찰이 교통을 통제하고 있었고, 범람의 영향으로 대량의 진흙과 토사가 넘어와 있었다.

취재진은 “걷는 속도보다 더 빠르게 도로 위에 물이 흐르고 있다”고 전했다.


범람 피해가 발생한 가나가와현 이세하라시의 시부타강 인근 도로에서는 강에서 밀려온 듯한 잉어가 발견되기도 했다.

상황을 전하던 취재진은 갑자기 깜짝 놀라더니 “잉어가 나왔다.

침수된 도로 위로 굉장히 큰 잉어가 올라와 있다”고 외쳤다.


당시 영상을 보면, 몸집이 큰 잉어가 도로 하수구 근처에서 가만히 있었다.

잉어가 발견된 이 지역은 시부타강 본류로부터 약 300m나 떨어진 곳이었다.


집중호우가 쏟아진 미에현에서 태풍 소식을 전하던 또 다른 취재진은 눈을 제대로 뜨지 못한 채 “매우 강한 비로 몸을 가누기조차 어렵다”며 현지 상황을 힘겹게 전했다.


시즈오카현 야구스 사거리 지하도가 완전히 빗물로 잠긴 사진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피해 상황이 담긴 사진과 영상이 끊임없이 올라오고 있다.


한편 열대 저기압으로 변한 이후에도 불안정한 대기 상태로 혼슈 중서부에 여전히 큰비가 내릴 가능성이 있다.

기상청은 “혼슈 중부는 이전에 내린 비로 지반이 약해져 산사태가 일어나거나 토지가 침수할 수 있다”며 대비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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