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인덱스 장중 101 하회
美노동시장 냉각 더불어
대선 판세도 민감한 영향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미국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가 장중 101을 하회하며 올해 들어 최저치를 기록했다.
21일(현지시간) 글로벌 결제 기업 콘베라에 따르면 이날 미국 노동부의 고용 지표 수정 발표 소식 후 달러인덱스는 올해 들어 101대를 첫 하회하며 지난해 12월 28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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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말부터 급격한 하락세로 전환한 달러인덱스 흐름. |
이날 미 노동부는 작년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미국의 일자리 증가 폭이 종전에 발표된 수치보다 81만8000명 적었다며 이를 하향 조정했다.
미국의 고용시장이 애초 파악됐던 것만큼 뜨거운 상황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여기에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공개한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의사록이 다음 달 금리인하에 대한 강한 확신을 키우면서 달러인덱스가 장중 101 밑까지 떨어진 것이다.
달러화 약세 추세는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전망과 맞물려 있지만 현지 매체들은 최근 미국 대선판이라는 정치 트렌드도 달러인덱스의 8월 급격한 하락세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마켓워치는 이날 ‘카멀라 해리스의 여론 조사 지지율 상승이 8월 미국 달러의 ‘이상한(weird)’ 하락 뒤에 있다‘는 분석 기사에서 월가 전문가들이 이번달 미국 달러의 과도한 하락이 미국 대선 레이스의 급작스러운 변화로 설명된다고 평가했다.
맥쿼리의 글로벌 외환 및 금리 전략가인 티에리 위즈먼은 지난 화요일 메모에서 “8월 초부터 달러가 약세를 보인 것은 7월 말과 8월 초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 이후 시장 데이터가 상대적 강세를 다시 가리키는 기간에 나온 것이기 때문에 다소 이상하다”고 평가했다.
경제 지표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달러인덱스의 미끄러짐 국면에 대해 그는 “대선에서 민주당이 승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높아지고 이는 7월 말 이후 달러 약세를 설명할 수 있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면 보편적 관세 등 그의 공약이 실제 이행될 경우 또다시 인플레이션을 유발하고 연준의 금리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게 시장의 평가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달러화 강세 압력이 큰 트럼프 당선 시나리오와 달리 해리스 부통령은 아직까지 급격한 인플레이션을 가져오는 부담스러운 공약이 없다.
이런 가운데 7월 말부터 트럼프 전 대통령과 초박빙 국면을 형성하며 8월 들어 일부 러스트벨트와 선벨트 경합주에서 우세한 흐름까지 병행하면서 트럼프 당선 가능성이 급격히 위축되는 분위기다.
최근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비트코인도 이 같은 정치 바람을 타고 있다는 평가다.
비트코인 투자자들이 좀처럼 매수세로 돌아서지 못하는 데는 해리스 부통령의 부상으로 친 암호화폐 발언을 쏟아낸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불확실해졌다는 점이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앞서 비트코인 시세는 7월 13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총기 피습을 당한 후 급격히 상승해 주목을 받았다.
피습 현장에서 의연한 모습으로 일어나 “싸우자(Fight)”를 외쳤던 그의 모습에서 대선 승리 가능성을 직감한 투자 랠리가 이어진 것이다.
사고 발생 후 일주일 간 13%에 이르는 기록적 상승세를 보인 후 8월 들어 해리스 부통령과 초박빙 구도가 나타나면서 비트코인 시세도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22일 오전 10시 현재 비트코인은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6만100달러대에 거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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