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메프 사태는 재무관리 실패 탓” 전문가 한 목소리

한국재무관리학회 심포지엄 개최
티메프 사태, 부실 재무관리 탓 지적
관련 규제 마련에 재무관리 시각 필요
다만 과한 규제는 국내기업 역차별

티몬·위메프의 정산·환불 지연 사태(티메프 사태) 여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온라인 플랫폼 기업에 대한 재무관리를 보다 체계적이고 철저히 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나왔다.

한국재무관리학회는 19일 서울대학교 경영대학과 서울대학교에서 ‘재무관리 실패 사례로서의 티메프와 정책적 시사점’을 주제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이번 티메프 사태는 전형적인 재무관리 실패 사례라 규정짓고 재발 방지를 위한 다양한 의견을 개진했다.

이지윤 연세대학교 교수는 “유동성 관리 실패는 전자상거래 플랫폼에 국한된 문제가 아닌, 모든 기업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라며 “유동성 관리 실패로 인한 재무적 곤경 비용은 상당하며,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로 인한 채무의 대리인 문제로 이 비용이 확대될 수 있다”라고 밝혔다.

미국 전자상거래 플랫폼 ‘위시’ 인수 과정에서 무리한 자금 동원으로 유동성 위기를 자초하면서 티메프 사태가 촉발했고 과도한 할인 정책으로 재정 악화를 가속하며 최악의 결과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경영진 도덕적 해이가 더해져 문제가 심화했다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이 교수는 “티메프 사태는 재무관리 실패로 인한 위기이므로 관련 규제를 마련하는 데도 재무 관리적 시각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유동성 문제나 도덕적 해이가 염려되지 않는 기업에까지 규제를 확대하면 국내 기업들 경쟁력을 저해할 수 있다”라고 우려했다.

유병준 서울대학교 교수는티메프 사태 본질을 ‘경영진의 무리한 확장과 잘못된 재무관리’로 규정하며 플랫폼 규제를 앞세우는 정부 기관이 중요한 문제를 간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유 교수는 “해외 플랫폼들이 국내 시장을 장악하는 상황에서 정부의 지나친 규제는 오히려 국내 기업들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며 규제 오남용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티메프 사태 원인 중 하나로 언급되는 중국 온라인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테무·쉬인 등 해외 거대 유통플랫폼의 국내 진출 문제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박재성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최근 2년간 온라인 플랫폼 매출 손실은 54조원 규모로 추정된다”며 “플랫폼 기업의 도덕성 문제 못지않게 국경을 초월한 글로벌 경쟁 환경의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 위원은 “코로나19 이전 분기 약 2조원에 이르던 국내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해외 구매가 코로나19 이후 5000억원대 미만으로 급감한 것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며 “전자상거래 가치사슬 각 단계에서 스타트업과 협력을 통한 개방형 혁신을 확산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강형구 재무관리학회장 역시 이번 사태를 “해외 플랫폼의 국내 유통 장악 위험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하고 “해외 플랫폼에 의해 국내 유통생태계가 잠식되는 경우, 재무관리를 넘어선 더 큰 위기가 발생할 것”이라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