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릿고개를 넘기고 있는 에너지업계에서 폐에너지를 재활용하는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버려지거나 낭비되는 에너지를 최소화해 비용을 절감하고 탄소 배출량도 줄이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24일 재계에 따르면 에너지 사업에 방점을 찍은 SK를 포함한 여러 기업이 폐에너지 재활용 방안을 마련하는 데 몰두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자회사인 SK에너지는 지난달 울산에서 열병합발전시스템을 적용한 동력보일러 가동을 시작했다.

열병합발전시스템은 가스엔진 발전기에서 발생하는 배기가스 열을 회수해 보일러를 가동하기 위한 원료로 공급하는 것이 핵심이다.

버려졌던 열에너지를 재사용해 낭비를 최소화하고 원료 절감 효과를 내는 것이다.


시간당 50t씩 발생하는 고온 배기가스를 버리지 않고 재활용하면 연간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4만8000t가량 감소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 보일러에 쓰이는 원료인 액화천연가스(LNG) 사용량이 줄어들어 연간 191억원 규모의 비용 절감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동력보일러는 여러 공정 과정에 필요한 스팀을 생산하는 설비다.

노후화로 효율성이 떨어진 기존 동력보일러 재가동 방안을 찾던 SK에너지는 배기가스 열을 재활용한 열병합발전시스템을 고안해 올해부터 적용하고 있다.


SK인천석유화학 역시 폐열을 활용한 난방수 공급에 나서고 있다.

이 회사가 200억원을 들여 설치한 '열원 회수 공정'은 석유화학제품인 파라자일렌 흡착 공정에서 발생한 열을 포집해 물을 데우는 용도로 쓰이고 있다.

폐열로 데워진 온수는 인천·청라의 4만가구에 공급된다.

타 석유화학 업체와 달리 대규모 주택단지 인근에 있다는 지리적 특성을 활용한 '발상의 전환'으로 주목받고 있다.

열원 회수 공정으로 재활용하는 열의 양은 연간 28기가칼로리에 달한다.

이는 37㎿급 화력발전소를 1년간 가동해야 만들 수 있는 양이다.

폐열 재활용으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연간 5만t 줄었다.


LNG 냉열 활용 역시 여러 방면에서 이뤄지고 있다.

기존 냉열에너지는 바다나 공기 중으로 버려지는 에너지란 인식이 강했다.

하지만 최근 냉열 에너지 회수 기술이 발전하고 친환경 공정에 대한 관심이 커지며 냉열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졌다.

영하 162도 초저온에서 액체 상태로 저장되는 LNG는 소비자에게 기화된 도시가스 형태로 공급된다.

액체가 기화될 때 기존에 품고 있던 냉열에너지가 방출되는데 LNG 기화설비에서 해수와 공기 중으로 나오는 냉열은 공기 액화, 냉열발전, 냉동 창고 등에서 사용될 수 있다.


정부는 '에너지의 재활용'을 국정과제로 설정하며 LNG 냉열에너지를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에 포함했다.

이에 한국가스공사는 LNG 냉열을 활용한 냉동·냉장 물류센터를 운용하는 등 초저온 냉열 활용에 대한 연구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추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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