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면세업계 1위 롯데면세점이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국내 시내면세점 가운데 최대 규모인 잠실 월드타워점의 영업면적을 줄이고, 모든 임원의 급여를 20%가량 삭감하기로 했다.

하반기엔 희망퇴직 대상과 조건도 발표한다.

좀처럼 늘지 않는 중국인 단체관광객과 더딘 업황 회복 탓에 적자가 불어나자 내린 특단의 조치다.


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은 최근 월드타워점에 입점한 브랜드 협력사에 영업면적 축소를 위한 공문을 발송했다.

올해 4월과 5월에 각각 제주점과 월드타워점 직원간담회에서 김주남 롯데면세점 대표가 비상경영체제 돌입 가능성을 시사한 이후 이뤄진 첫 번째 조치다.

이날 김 대표는 사내 게시판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비상경영 선언문을 발표했다.


점포 효율화를 통한 비용 절감의 첫 대상이 된 월드타워점은 롯데면세점이 2022년 인근에 위치한 코엑스점을 폐점하면서까지 매우 공을 들인 곳이다.

월드타워점의 계약면적인 1만3113㎡의 35%인 4599㎡(타워동)를 임대인인 롯데물산에 반납하고, 특허면적 축소를 관세청에 신고한다.


다음달부터 모든 임원의 급여를 20% 삭감하는 등 책임경영 또한 강화한다.

이어 하반기에 직원 대상 희망퇴직 대상과 조건 등을 발표할 예정이다.

2022년 12월 한 차례 희망퇴직을 받았는데, 당시엔 신청자가 20여 명에 불과했다.

이번엔 대상을 넓힐 것으로 알려졌다.


조직 규모도 축소한다.

기존 3본부를 1본부로 전환하고 3개 부문과 8개 팀을 축소해 신속한 의사결정체제를 구축하기로 했다.


롯데면세점이 선제적으로 비상경영에 나선 건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는 업황 때문이다.

특히 중국인들이 느끼는 한국의 쇼핑관광 매력이 크게 떨어졌다.

코로나19가 유행하는 사이 중국 내 온라인 쇼핑이 활성화됐고, 하이난 등 현지 면세점이 성장했기 때문이다.

저가 제품은 중국 현지에서, 고가 제품은 하이난 등 면세 특구에서 구매하는 수요가 많아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3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3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 영업손실 280억원을 포함한 누적 적자 규모는 537억원이다.


[이효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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