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페이퍼 15년간 보유하며 주력 사업 바꿔나
사양산업→성장산업 환골탈태에 수익률도 ‘쑥’

모건스탠리. 사진=연합뉴스
모건스탠리PE(MSPE)가 인수 후 15년 간 보유해온 전주페이퍼 매각을 마무리지었다.

인수 기업을 초장기 보유하며 다양한 시도를 통해 기업 가치를 끌어올려 새로운 투자 형태를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세아그룹 계열사인 태림페이퍼는 최근 전주페이퍼와 계열 에너지회사인 전주원파워의 인수 대금 4949억원(전주페이퍼 1407억원, 전주원파워 3542억원)을 모두 납입했다.

이로써 전주페이퍼를 품에 안게 된 글로벌세아그룹은 한솔그룹과 무림그룹을 위협하는 국내 제지업계 ‘빅3’로 우뚝 서게 됐다.


업계에서는 모건스탠리PE가 사양 산업에 접어든 전주페이퍼를 장기간 보유하면서 사업 분야와 제품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성공,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 것에 주목하고 있다.

인수 후 구조조정이나 볼트온(동종업계 인수합병) 등을 통해 기업 가치를 제고한 후 수년 내 차익을 실현하고 떠나는 것이 대부분인 여타 국내 사모펀드와 사뭇 다른 행보이기 때문이다.


전주페이퍼는 1965년 설립된 국내 최대 신문 용지 제조사로, 신문 용지 제지를 주 사업으로 영위해왔다.

하지만 모건스탠리PE가 인수하던 지난 2008년은 아이폰을 필두로한 스마트폰 보급이 시작되면서 신문 산업의 성장이 둔화되던 시기다.

여기에 리먼브라더스 사태까지 터지면서 전반적인 경제가 침체됐다.


상황이 이렇자, 모건스탠리PE는 미래지향적이고 안정적인 새 수익원을 개발하기 위해 2010년 업계 최초로 바이오매스 열병합 발전소를 준공하고 전주에너지를 인수했다.

이 과정에서 과감한 대규모 투자와 새 사업 분야 확장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등 노사 간 공감대 형성에 노력을 기울였다.


또 2018년에는 포트폴리오를 다각화 하기 위해 기존 핵심 사업이었던 신문 용지 제조 라인을 골심지 Swing(골판지 사이 완충 역할을 하는 S자 제지) 라인으로 선제 개조하고 양산 시스템을 갖췄다.

이후 코로나19 등으로 물동량이 크게 늘면서 이 전략이 회사의 가치 상승에 주효하게 작용했다.


이러는 동안 사양 산업 기업으로 평가됐던 전주페이퍼의 기업 가치는 훌쩍 뛰었다.

2022년 기준 전주페이퍼의 매출액은 제지 6656억원과 에너지 1419억원을 포함해 총 7775억원,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는 제지 342억원과 에너지 889억원 등 1231억원(매출액 대비 16%)에 이른다.

이번 거래에서 매도자와 인수자 간 합의한 기업의 차입금을 포함한 기업가치는 6500억원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15년 간 한 회사를 계속 밸류에이션한 것은 업계에서 드문 일”이라면서 “정회훈 모건스탠리PE 대표가 꾸준히 인수부터 매각까지 챙긴 영향도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모건스탠리PE는 전주페이퍼를 통해 약 1300억원에 이르는 투자 수익을 거두게 됐다.

2008년 당시 모건스탠리PE와 신한PE는 각각 약 1600억원(58%)과 1200억원(42%)을 투자했다.

지분율에 따른 모건스탠리PE의 회수 금액은 약 2900억원으로 투자 수익률은 180%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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