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억 더 늘었다”...부동산 발목잡힌 저축銀 ‘이것’으로 돈번다는데

저축銀, 1분기 중금리 대출 1.7조원
PF 등 기업대출 악화에 가계대출로
사잇돌2 등 정책금융상품도 1.7배가량 늘어

[사진 = 연합뉴스]
저축은행이 취급하는 중금리 대출 규모가 올 1분기 말 기준 전년 동기 대비 1000억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인 2022년 1분기 말 대비 지난해 1분기 말에 1조원 가량 감소한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로 기업 대출 환경이 어려워지면서 저축은행들이 활로를 모색하기 위해 가계대출로 눈을 돌린 것으로 분석된다.


25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올 1분기 말 기준 저축은행이 취급한 중금리 대출규모는 1조77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5%(1085억원) 늘었다.

이는 정책 중금리대출인 ‘사잇돌2’를 제외하고 저축은행 자체적으로 집행한 민간 중금리대출만 집계한 숫자다.


중금리 대출은 신용평점 하위 50% 차주에게 실행되는 대출이다.

저축은행 입장에서는 금리상한 요건을 충족한 대출에 대해서는 신용공여액 한도에 대한 인센티브를 제공받는 장점이 있다.

금융위원회는 반기마다 업권별로 중금리 대출의 금리 상단을 정한다.

저축은행의 경우 올 상반기 기준 17.5% 상한을 준수하면 인센티브가 적용된다.


저축은행업권이 지난해 5559억원의 손실을 기록한 가운데 저축은행이 집행하는 민간 중금리 대출이 늘어난 건 이례적이다.

그간 저축은행들이 취급하는 민간 중금리 대출은 계속해서 감소세를 나타내왔다.

지난해 1분기만 해도 채권시장 경색에 따른 고금리 상황이 지속되면서 여신 영업이 어려워지면서 민간 중금리 대출 규모는 전년 동기 2조7562억원에서 1조6685억원으로 43%나 급감했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 침체로 부동산 PF 등을 포함한 기업 대출이 어려워지면서 가계 대출이 늘어난 영향이 있다”며 “리스크 관리 차원에선 규모가 큰 기업 대출 규모보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중금리 대출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저축은행들은 민간 중금리대출 뿐 아니라 정책 중금리대출상품인 ‘사잇돌2’ 대출의 규모도 최근 1년새 늘렸다.

올 1분기 사잇돌2 대출 규모는 전년 동기(198억원)보다 130억 늘어난 328억원으로 집계됐다.


사잇돌2는 중·저신용자에게 중금리 대출을 공급하기 위해 SGI서울보증이 보증하는 정책금융상품이다.

수익성은 낮지만 공적기관이 보증하기 때문에 저축은행 입장에서는 위험도가 낮다는 장점이 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중금리 대출은 신규 취급액 기준으로 평균 약 16%의 금리면 대출을 내줄 수 있어 리스크 관리에 상대적으로 수월한 편”이라며 “또 정책금융상품인 사잇돌2는 안전하기 때문에 박리다매 형식으로 많이 파는 전략을 택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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