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전문직 A씨는 새벽 5시 30분이면 눈을 뜬다.

따뜻한 물을 한 잔 마시고 책상에 앉아 종이신문을 넘기며 여러 생각들을 정리한다.

홈트레이닝 영상을 보며 요가를 하고, 샤워를 마친 뒤 '오늘 할 일'을 체크한다.

착즙 주스와 그릭 요구르트, 건강보조식품을 챙겨 먹고 출근한다.


A씨처럼 우리나라 부자들은 식사와 신문 읽기, 운동 등을 하며 부지런한 아침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잠을 줄여서라도 매일 일찍 일어나서 종이신문이나 뉴스를 보고, 산책 등 운동을 한 뒤 식사를 빼놓지 않는 '모닝 루틴'을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하나은행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이런 내용을 담은 '2024년 대한민국 웰스리포트' 보고서를 25일 발표했다.

국내 부자(금융자산 10억원 이상 보유)와 일반 대중(금융자산 1억원 미만 보유), 하나은행 PB센터 고객 등 2600여 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와 심층 인터뷰를 정리한 내용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부자들이 꼽은 오전 루틴으로 아침 식사가 61%(복수 응답)로 가장 높았다.

신문·뉴스 보기가 33%로 두 번째로 높았고 아침 운동과 가사 활동이 각각 30%, 스케줄링 (14%), 음악 감상(13%) 등 순이었다.

일반 대중의 55%도 아침 식사가 루틴이었지만, 신문·뉴스 보기와 아침 운동을 꼽은 응답자는 부자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부자의 관심 뉴스 분야는 경제(50%)가 압도적 1위였다.


부자는 독서량도 많았다.

부자는 연간 약 10권을 읽어 일반 대중(6권)을 앞섰다.

금융자산 100억원 이상을 보유한 '슈퍼리치'는 매년 20여 권을 읽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부자들은 아무리 바빠도 신문 읽기와 독서를 게을리하지 않는다"며 "자산 규모가 커질수록 신문이나 뉴스를 많이 보는 것도 부자의 특징"이라고 분석했다.

동영상·숏폼 등 정보 전달 매체가 다양해졌지만 재테크를 잘하는 부자는 '활자'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안목을 키우고 투자 정보를 얻는다는 얘기다.


부자는 '아침형 인간'에 가깝다.

기상 시간은 평균 오전 6시 44분이며 잠자리에 드는 시간은 오후 11시 30분이었다.

수면 시간은 평균 7.3시간으로 일반 대중보다 30분 짧았다.


부자들은 올해 기존 자산 구성을 유지하면서 시장을 지켜볼 생각인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부자들은 전체 자산에서 부동산 비중을 전년 55%에서 50%로 줄이고, 금융 자산은 43%에서 46%로 늘렸다.


금융자산 중에선 예금 비중을 늘리고, 기타 자산으로 금이나 예술품 등 실물자산에 투자했다.

그러나 올해는 응답자의 70%가 자산 구성을 조정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부자들이 자산 구성을 유지하겠다고 답한 이유는 올해 경기가 좋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어서다.

올해 실물 경기와 부동산 경기를 부정적이라고 전망한 응답자는 각각 63%, 67%였다.


만약 추가 투자를 한다면 부동산(24%)에 하겠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지만, 대표적 안전자산인 예금(22%)에 대한 관심도 컸다.

부동산 중에선 중소형 아파트에 대한 선호도가 가장 높았고, 토지와 꼬마빌딩이 뒤를 이었다.

특히 30대 이하 젊은 부자는 아파트 다음으로 해외 부동산 매입 의향이 높게 나타났다.


반면 '투자 계획이 없다'는 응답자는 전년(5%)보다 3배 이상 많은 16%로 집계됐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올해 자산 구성을 조정할 계획이 없다는 응답이 높은 것과 맥을 같이하며 시장에 뚜렷한 호재를 기대할 수 없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임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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