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를 비롯한 미국 테크주들이 시장 기대를 넘어선 1분기 실적 발표에도 불구하고 동반 하락했다.

'어닝 서프라이즈'를 발표한 SK하이닉스까지 미국 인공지능(AI) 반도체주들의 조정 여파로 5.12% 하락하면서 AI에 대한 높은 기대와 밸류에이션이 결국 실망 매물 출회로 돌아오며 주가 하락을 이끈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빅테크들이 공격적으로 AI에 투자하고 있지만 결국 비용 부담으로 수요가 둔화될 수 있다는 '피크아웃' 우려도 나오고 있다.


24일(현지시간) 메타는 장 마감 후 시장 전망치를 넘어선 138억달러의 영업이익을 발표했으나 2분기 매출액 가이던스가 378억달러(중간값 기준)로 컨센서스를 하향하면서 시간 외 거래에서 주가가 15% 급락했다.


AI 역량 확보를 위한 투자가 늘어난 점도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서영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2022년 말부터 이어진 메타 플랫폼스의 성장률 반등과 이익률 개선이 고점을 찍으면서 주가 하락으로 이어졌다"며 "주가를 견인해온 모멘텀이 소진된 점이 멀티플 하락으로 이어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IBM과 반도체 장비회사 램리서치 역시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약세를 보였다.

테크주에 대한 성장 기대는 이미 주가에 반영됐는데, 향후 추가로 투자 금액이 늘어나거나 성장세가 주춤하면서 이익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IBM은 2024년 매출 성장률을 전년 대비 한 자릿수 중간대로 전망했고, 클라우드 서비스 강화를 위해 64억달러에 해시코프를 인수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시간 외 거래에서 8% 하락했다.


램리서치 역시 주당순이익(EPS) 7.79달러를 발표했는데 이는 회사의 기존 가이던스 7.25달러나 컨센서스 7.3달러를 상회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 들어 19% 상승한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2.36% 하락했다.


다만 테크주 외에 컨센서스를 상회한 종목들은 실적발표 이후 대부분 주가가 올랐다.

컨센서스와 유사한 영업이익을 발표한 포드는 시간 외 거래에서 2.39% 상승했고, 치폴레멕시칸그릴은 3% 이상 올랐다.

미국 테크주 조정에 한국 반도체주들도 약세를 보였다.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2.93% 하락했다.

시장 예상치보다 1조원가량 높은 1분기 영업이익을 발표했던 SK하이닉스도 5.12% 하락해 다시 17만원대로 주저앉았다.


[김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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