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충북 청주 M15X를 '새로운 D램 생산기지'로 점찍은 것은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 경쟁이 격화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마이크론테크놀로지 등 경쟁사 추격을 따돌리고 HBM 1위를 지켜내려면 생산능력을 확대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24일 SK하이닉스는 이사회를 열어 M15X 건설에 5조3000억원을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준공 후에도 장비 투자를 늘려가며 총 20조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이번 투자를 통해 D램(경기 이천)·낸드플래시(충북 청주)를 나눠서 생산하는 전략에도 변화가 생겼다.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며 청주에서도 D램을 생산하기로 한 것이다.

SK하이닉스가 HBM 생산능력을 대폭 확충해 삼성전자·마이크론을 따돌리겠다는 전략을 꺼내든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고부가가치 제품인 HBM은 일반 D램과 같은 생산량을 확보하려면 최소 2배 이상의 캐파가 요구된다.


더 빠른 속도로 HBM 시장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2027년에야 준공되기 때문이다.

내년 11월부터 청주 M15X에서 HBM을 비롯한 D램 제품을 생산하면 밀려드는 주문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실리콘관통전극(TSV) 캐파를 확장하고 있는 청주 M15와 인접해 있는 것도 장점이다.


이번 결정을 통해 '국내 투자에 소홀한 것 아니냐'는 우려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SK하이닉스는 미국 인디애나주에 38억7000만달러(약 5조2000억원)를 투자해 패키징 공장을 짓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번에 SK하이닉스가 국내에서 대규모 투자에 나선 만큼 보조금이나 세액공제 확대 등 인센티브가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힘을 얻을 전망이다.

미국 정부는 자국에 반도체 공장을 짓는 기업에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생산 보조금으로만 390억달러(약 52조원)를 책정해뒀다.


SK하이닉스는 청주뿐 아니라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에도 속도를 높일 계획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120조원이 투입되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계획도 차질 없이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클러스터 용지 조성 공정률은 26%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M15X는 전 세계에서 AI 메모리를 공급하는 핵심 시설로 거듭나 회사의 현재와 미래를 잇는 징검다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성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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