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산업강국 함께 하는 제조혁신2.0] "외관 검사 카메라로 자동화를"… 삼성 꿀팁에 생산 2배 빨라져

◆ 스마트산업 강국, 함께 하는 제조혁신 ◆
토다이수 관계자(왼쪽)가 스마트 제조혁신 과정에 참여한 삼성전자 위원과 함께 새로 도입한 설비를 점검하고 있다.

오찬종 기자


"이제부터는 여러분이 쓰는 작은 나사 하나부터 작업복까지 모든 비품에 바코드가 달려 있다고 생각하셔야 합니다.

모든 자재를 데이터화해 관리하는 것이 스마트공장의 시작입니다.

"
최근 찾은 강원도 원주시 소재 토다이수 공장. 스마트팩토리 아카데미 '찾아가는 교육' 프로그램이 진행 중인 공장 분위기는 대학 강의실 못지않았다.

생산 담당 직원부터 구매 담당 직원까지 토다이수 임직원 40여 명이 강의실에 빼곡하게 앉아 6시간 가까이 진행된 수업을 경청했다.


이날 강단에 선 사람은 삼성전자 ESG&스마트공장지원센터 소속 신영균 위원. 그는 '공장의 생산관리 프로그램(MES) 구축 전에 필수적으로 갖춰야 할 지식'을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스마트팩토리 아카데미는 2016년부터 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와 삼성전자가 대중소 상생형 스마트공장 구축지원 사업과 연계해 진행해온 교육 프로그램이다.

국내 중소기업에 스마트공장 기술과 삼성의 제조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


스마트팩토리 아카데미는 매년 1000명 이상의 교육생을 배출해 지난해까지 8000명 이상의 전문인력을 양성했다.

스마트공장 구축을 통한 실사례 중심 교육으로 타 교육기관과 차별화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삼성전자 전문가들이 강사로 직접 참여하는 게 특징이다.

삼성의 축적된 제조기술과 공장 운영 노하우를 중소기업에 제공하고 있어 교육생들 만족도가 높다.


스마트팩토리 아카데미는 총 33개 과정으로 이뤄져 있다.

최고경영자(CEO)를 대상으로 한 과정부터 현장 실무자들을 위한 과정까지 단계별로 구성돼 있는 게 특징이다.

내용 측면에서도 제조현장 낭비 개선이나 창고 관리 방법 같은 기초적 단계부터 디지털 트윈 방식 스마트공장 구축이나 공장에너지관리시스템 등 고도화 과정까지 다채롭다.

신청 기업들은 아카데미 전문가와 상의한 후 적합한 과정을 추천받는다.


특히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찾아가는 교육'에 대한 인기가 뜨겁다.

기존 거점별 집합교육 참여가 어려운 회사를 직접 방문하는 시스템이다.

교육 접근성을 높이고 스마트공장 확산에 기여하고자 교육생 최소 10명 이상 모집 시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만 3개 기업 10차수를 목표로 진행 중이며 약 200명에 대한 교육이 예정돼 있다.


스마트팩토리 아카데미 측은 "지방 중소기업은 다수의 인원이 공장을 비우고 창원, 광주 등 거점에서 수일간 교육에 참여하기 어려운 곳이 많다"면서 "직접 공장에 찾아와 교육을 진행하면 업무에 차질이 적기 때문에 호응이 더 높다"고 밝혔다.


이날 교육이 이뤄진 토다이수는 1987년 처음 설립돼 40년 가까운 역사를 지닌 기업이다.

휴대폰, 자동차 등 다양한 분야의 자성소재와 전자부품을 주로 생산한다.

독일 글로벌 자동차 기업 차량의 무선 충전기에도 토다이수 제품이 탑재된다.

군사 설비나 첨단 기기를 위한 실험실에서 사용되는 전자파 흡수용 타일은 시장점유율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2010년 후반 들어 중국 기업들이 가성비를 앞세워 물량 공세에 나서면서 토다이수 경영은 녹록지 않은 상황에 빠졌다.

매출은 축소되면서 중국 공장 두 곳 중 한 곳도 철수했다.


회사는 생산성을 향상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스마트공장을 수년간 시도했지만 상황이 쉽게 나아지지 않았다.

이명호 토다이수 기술부문장은 "오랜 기간 같은 방식으로 공장을 운영하다 보니 변화에 나섰다가도 다시 원래대로 돌아가기 일쑤였다"면서 "이대로 도태되면 안 된다는 절박한 마음으로 삼성전자 지원사업의 문을 두드렸다"고 밝혔다.


토다이수는 2019년과 2021년 그리고 2022년까지 총 세 차례에 걸쳐 제조혁신을 실시했다.


대표적 사례는 외관 검사에 자동화 장비를 도입한 일이다.

그전까지는 생산라인당 직원 3명이 투입돼 육안으로 직접 제품 외관에 흠집이 있는지 점검했다.

돋보기까지 사용해야 하는 작업이라 직원들 피로도가 심했고 정확도도 떨어졌다.


삼성전자 전문가들은 이를 카메라를 활용한 딥러닝 비전 설비를 도입하며 해결했다.

직원 한 명이 모니터를 보면서 불량으로 판정 난 제품만 재검토하면 되기 때문에 생산성이 크게 향상됐다.

이 같은 시스템 구축을 통해 총 제조시간(리드타임)을 절반으로 줄이는 데 성공했다.

여기에 더해 측정값을 자동으로 수집해 분석하기 때문에 품질 개선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검사뿐만 아니라 제조과정 중에서도 혁신이 이뤄졌다.

기존에 수작업으로 생산설비 트레이에 원료를 투입하던 방식은 전용 설비를 제작해 자동화했다.

이를 통해 한 사람당 생산성이 기존 288kg 수준에서 339kg으로 크게 올랐다.

토다이수는 지난해부턴 생산관리 프로그램 도입을 시작하며 스마트공장 전환을 진행하고 있다.

이날 진행된 스마트팩토리 아카데미 교육도 그 일환이다.

이 부문장은 "다시는 예전으로 돌아가면 안 된다는 마음으로 경영진부터 직원들까지 한계 돌파에 나서고 있다"면서 "중국 기업들과 차별화된 고도화 제품으로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해 나갈 것"이라고 자신했다.


[원주 오찬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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