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무책임한 억만장자”…머스크 맹비난한 호주 총리, 성낸 까닭은

호주 흉기난동 영상 SNS서 확산 지속
영상 삭제 요구에 머스크 “권한 있나”
“머스크, 자신이 법 위에 있다고 생각”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 [사진 출처 = AP, 연합뉴스]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옛 트위터)의 소유주 일론 머스크를 상대로 “오만하다”며 공개적으로 강력 비난했다.

최근 호주 시드니의 한 교회에서 벌어진 흉기 테러 사건의 영상이 엑스에서 확산 중이지만, 머스크가 호주 정부의 영상 삭제 명령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23일(현지시간) 호주 AAP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호주의 디지털 범죄 대응 최고 기관인 온라인안전위원회(eSafety Commissioner)는 엑스에 시드니의 한 교회에서 벌어진 흉기 난동 영상을 차단하고 삭제하라고 명령했다.


호주 내에서는 곧 해당 동영상 접근이 차단됐지만, 엑스는 서버에서 동영상을 삭제하지 않았다.

호주 외에서는 여전히 이 영상을 볼 수 있고, 호주 내에서도 가상사설망(VPN)을 통해 동영상 접근이 가능한 상황이다.


호주 정부는 이를 완전히 삭제하라고 요구했지만, 엑스는 호주 정부가 전 세계 사용자들을 상대로 강제할 권한이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인터넷의 개방성 원칙과 언론의 자유를 위협한다며 거부, 호주 연방 법원에 차단 명령에 대한 이의를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머스크는 “해당 콘텐츠는 미국 내 서버에만 저장돼 있다”며 “호주 온라인안전위원회가 지구상 모든 국가에 대한 권한을 갖고 있느냐”고 지적했다.

호주 내에서 접근을 차단할 수는 있어도 미국 서버에 있는 동영상을 삭제할 수 있는 권한은 없다는 논리다.


지난 15일 오후 7시께 호주 시드니 남서부의 한 교회에서 흉기난동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출동해 있는 모습. [사진 출처 = EPA, 연합뉴스]
그는 또 “호주 요구처럼 한 나라가 다른 나라 콘텐츠까지 제재를 할 수 있게 되면 한 국가가 전체 인터넷을 통제하려 할 때 이를 어떻게 막을 수 있겠느냐”고 강조했다.


앨버니지 총리는 호주 스카이 뉴스에 출연해 위원회의 결정이 매우 상식적이며 다른 SNS들도 이런 요구를 수용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플랫폼에 폭력적인 콘텐츠를 올릴 권리를 위해 법정에 간다는 머스크의 생각이 얼마나 현실과 동떨어져 있는지 보여준다”고 직격했다.


앨버니지 총리는 “SNS는 사회적 책임감을 가져야 하지만 머스크는 그런 모습을 전혀 보여주지 않는다”며 “우리는 자신이 법과 상식 위에 있다고 생각하는 이 오만한 억만장자를 상대로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15일 오후 7시께 시드니 남서부의 한 아시리아 동방교회에서는 검은색 옷을 입은 16세 소년이 흉기를 들고 나타나 미사를 집전하던 주교를 습격했다.

이를 말리려는 교회 신부와 신도들도 공격을 받았다.


당시 미사는 온라인으로 생중계되고 있었기에 흉기 난동 장면도 그대로 중계됐다.

현장 영상은 SNS를 통해 널리 확산 중이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늘의 이슈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