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해지해달라”…8.2% 고금리 적금 팔았던 동경주농협, 이자 폭탄에 또 읍소

고금리 상품 해지 요청 글[사진 = 동경주농협 홈페이지]
고금리 상품을 판매했다가 거액 자금이 몰려 곤경에 처한 경북 경주의 동경주농협이 “파산이 우려된다”며 가입자를 대상으로 계약 해지를 다시 요청했다.


5일 농협중앙회 등에 따르면 동경주농협은 최근 고금리 적금 가입자를 대상으로 가입 해지를 호소하는 우편을 보내거나 웹사이트 공지글을 올렸다.


이 농협이 2022년 11월 비대면으로 특별 판매한 연 8.2% 금리의 적금은 애초 목표인 100억원을 훨씬 넘어선 약 9000억원이 몰렸다.


목표액이 훌쩍 뛰어넘은 비대면 계좌 개설을 조기에 차단하지 못하면서 전국적으로 고금리 상품에 가입하려는 사람이 모였다.


자산 1670억 원의 소규모 농협인 동경주농협은 1년 이자 비용만 수백억 원에 달해 경영난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2022년 12월부터 가입자를 대상으로 해지를 호소했지만, 현재까지 계약금을 기준으로 약 2330억원이 남았다.


여기에 지급해야 할 총이자만 해도 348억원에 이른다.

매년 5억∼6억원의 흑자를 내는 구조를 지닌 동경주농협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인 셈이다.


앞서 동경주농협은 2008년에도 대출 부실로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동경주농협은 이날 “특판 적금 계좌를 해지해 주신다면 피해보상금을 지급해드리겠다”는 취지의 호소문을 고객들에게 보냈다.


호소문을 보면 동경주농협은 2022년 11월 25일 해당 적금에 가입한 고객 중 3년(36개월)이상 계좌를 보유한 이들에게 지난 3월 기준 잔액의 8% 금액을 최종 보상해주기로 했다.

보상금은 5월 중 지급될 예정이다.


지역 농민들도 호소문을 통해 가입자들에게 계좌 해지를 부탁했다.

지역 농협이 파산하면 농민들에게 피해가 간다는 취지였다.


한국후계농업경영인 경주시연합회 문무대왕면지회는 “우리 농민들도 해당 농협을 해산시키고 직원들도 실업자를 만들어버리고 싶을 정도로 화가 난다”면서도 “농산물 판매와 판로 개척, 농자재 구입 등 지역 농민들에게 농협은 반드시 필요한 조직이기에 정말 죄송하지만 농민들을 생각해서라도 적금을 해지해 달라”고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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