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정전에 관리소장 폭행…인천 부평 아파트 입주민 '갑질' 논란

【 앵커멘트 】
인천의 한 아파트에서 정전이 됐다는 이유로 입주민이 관리소장을 때리고 난동을 부리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이른바 '입주민 갑질'에 관리사무소 직원들은 무방비 상태로 여전히 두려움에 떨고 있습니다.
한웅희 기자입니다.


【 기자 】
지난 8일, 인천 부평구의 한 아파트.

아파트 관리사무소를 찾아온 입주민 A씨가 갑자기 거친 욕설과 폭언을 쏟아냅니다.

팔을 휘둘러 말리던 직원의 얼굴을 가격하고 거친 몸싸움으로 이어집니다.

경찰까지 출동해 상황은 일단락됐지만, 관리사무소장 B씨는 허리와 팔을 다쳐 전치 2주 진단을 받았습니다.

직원들은 언제 시작될지 모르는 폭력에 두려움을 호소합니다.

관리사무소 위치가 지하인데다 출입구도 하나 밖에 없어 위협에 사실상 무방비 상태입니다.

▶ 인터뷰 : C씨 / 아파트 관리사무소 직원
- "몸싸움을 하고 밀어붙이고 저는 무슨 일 일어나는 줄 알았어요 진짜. 그게 좀 공포스러웠죠. 사실 저희는 나갈 데가 없어가지고 그분들이 그렇게 밀고 들어오시면 사실 도망갈 데도 없고 그대로 다 당해야 되는 상황이죠."

사건의 발단은 아파트 정전.

A씨는 정전이 사전에 제대로 고지되지 않았다며 이를 문제 삼았습니다.

관리사무소 측은 33년된 노후 변압기 교체를 위해 사전공고 후 정당한 업무를 하다 화를 입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A씨가 이전에도 수시로 관리사무소를 찾아와 욕설 등 폭언을 일삼았다고 주장했습니다.

▶ 인터뷰 : B씨 / 아파트 관리사무소장
- "하루 정도 몇 시간 불편하면 앞으로 30년을 편하게 전기를 공급받을 수 있는 안정적으로 그런 공사인데 이미 공지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관리소에 와서 그렇게 폭언과 폭행과 기물파손, 난동 그래서 너무나 어떤 마음의 상처가 깊고요."

문제는 지금 이 순간에도 A씨가 언제든 관리사무소를 찾아올 수 있다는 점입니다.

아파트 경비원의 경우 2020년 경비원 고 최희석 씨의 사망 이후 이른바 '경비원 갑질방지법'이 마련되는 등 관련법이 강화됐습니다.

하지만 관리사무소 직원은 여전히 사각지대입니다.

지난해 10월 인천의 한 아파트에서는 입주자대표회장이 관리사무소장을 지속적으로 괴롭히고 협박을 일삼다가 관리사무소로 찾아가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 인터뷰 : B씨 / 아파트 관리사무소장
- "저희 관리사무소가 저희뿐만 아니라 특별한 어떤 입주민의 그런 폭행이나 그런 것이 자행될 때 방어할 수 있는 수단이 전혀 없어요."

입주자대표회의와 입주자가 관리사무소 업무에 부당하게 간섭하거나 폭행이나 협박 등 위력을 사용할 수 없게 하는 이른바 '입주자 갑질' 방지 법안이 발의됐지만 현재 국회에 계류 중입니다.

매일경제TV 한웅희입니다.[mkhlight@mk.co.kr]

영상 : 최연훈 기자 [mkcyh@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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