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 연합뉴스 제공]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에 참여한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 씨가 박영수 전 특별검사의 인척 사업가에게 100억 원을 건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오늘(3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해까지 화천대유에서 장기대여금 명목으로 빌린 473억 원 중 100억 원을 대장동 분양대행업체 대표 이 모 씨에게 전달했습니다.

이 씨와 박 전 특검은 인척 관계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씨는 2018년경까지 코스닥 상장사 A사의 대표이사로도 재직했는데, 박 전 특검은 2014년 1월부터 2월까지 A사의 사외이사로 약 1개월간 재직하다가 '일신상의 사유'로 퇴직했습니다.

이 같은 이 씨와 박 전 특검의 관계 등을 근거로 김 씨가 이 씨에게 건넨 100억 원 중 일부가 최종적으로 박 전 특검에게 전달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습니다.

박 전 특검은 2015년 화천대유 설립 뒤부터 고문 변호사로 일하며 연 2억 원의 고문료를 받다가 2016년 말 국정농단 수사 특검으로 임명되면서 고문직을 그만뒀습니다.

그의 딸도 화천대유 직원으로 수년간 근무하다 최근 퇴직했는데 지난 6월 화천대유가 보유한 아파트를 시세의 절반 가격에 분양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특혜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김 씨 측 변호인은 이날 취재진에게 "김 씨가 사업과 관련해 이 씨의 요청으로 100억 원을 빌려준 것은 맞으나, 박 전 특검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 씨와의 돈 거래는 법적으로 문제가 될 만한 부분이 전혀 없으며, 조사에서 상세히 소명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박 전 특검에게 건너간 돈은 없고 분양대행업을 하는 이씨가 사업자금으로 빌려 갔다는 주장입니다.

박 전 특검도 입장문을 내고 "이 씨는 촌수를 계산하기 어려운 먼 친척"이라며 "그들 사이의 거래에 대해 관여한 사실이 없고 이에 대해 전혀 모른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화천대유로부터 고문료 외에 다른 금품을 받은 적이 없고, 특검을 맡은 이후 김만배씨와도 관계가 단절돼 현재까지 전화 통화도 하고 있지 않다"며 연루설을 부인했습니다.

검찰도 이 씨에게 자금이 전달된 사실을 파악하고 정확한 사용처를 확인하기 위해 돈의 흐름을 추적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화천대유 측이 뿌린 로비 자금으로 의심받는 자금 가운데 직전까지 드러난 것은 곽상도 의원의 아들 병채 씨가 퇴직금 명목으로 받은 50억 원과 박 전 특검 딸이 분양받은 아파트, 배임·뇌물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받은 11억 원 등입니다.

검찰이 최근 확보한 대장동 개발사업 관계자들의 대화 녹취파일을 통해 수백억 원대의 자금거래 정황이 포착된 것으로 알려져, 검찰 수사 경과에 따라 의혹 자금 규모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 매일경제TV & mktv.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오늘의 이슈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