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슘 통로 차단제 계열의 값싼 혈압약인 암로디핀(amlodipine)이 혈관성 치매 진행을 억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혈관성 치매란 알츠하이머(노인성) 치매 다음으로 흔한 형태의 치매로 뇌졸중이나 기타 뇌혈관 손상으로 뇌로 가는 혈류량이 줄어들면서 발생합니다.

영국 맨체스터 대학병원 심혈관 전문의 애덤 그린스타인 교수 연구팀은 암로디핀이 혈관성 치매의 원인인 뇌 혈류량 감소를 회복시키는 효과가 있다는 생쥐 실험 결과를 발표했다고 영국의 일간 데일리 메일 인터넷판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연구팀은 혈압이 높고 뇌혈관이 손상된 혈관성 치매 모델 생쥐에 암로디핀을 투여하면서 지켜본 결과 동맥 혈관이 넓어지면서 산소와 영양소가 가장 많이 필요한 뇌 부위들에 대한 혈류량이 늘어났다고 밝혔습니다.

이 과정에서 연구팀은 혈압이 높으면 Kir2.1이라는 단백질이 줄어든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발견했습니다.

혈관 내피세포에 있는 이 단백질은 활동량이 많은 뇌 부위들에 혈류를 늘려주는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혈관성 치매 모델 쥐들에서 나타난 이 단백질의 감소를 암로디핀이 회복시켰다고 연구팀이 밝혔습니다.

이에 연구팀은 이러한 새로운 사실이 혈관성 치매를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의 개발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연구팀은 고혈압으로 발생한 뇌 혈류 감소를 회복시키는 데 이 단백질이 표적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아직은 혈관성 치매가 어떤 메커니즘으로 발생하는지 미스터리로 남아있고 현재로서는 치료 방법도 없습니다.

혈관성 치매 자체보다는 그 기저 원인에 대처하기 위해 스타틴 계열의 고지혈증 치료제, 항혈소판제인 아스피린 또는 클로피도그렐이 사용될 뿐입니다.

암로디핀은 칼슘 통로 차단제 계열의 혈압약으로 혈관 협착을 유발하는 칼슘의 활동을 억제함으로써 혈관을 이완 시켜 혈압을 내리게 합니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임상 연구학회(American Society for Clinical Investigation) 학술지 '임상 연구 저널'(Journal of Clinical Investigation) 최신 호에 발표됐습니다.

[ 임정화 인턴기자 / limjh@m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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