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최근 가계대출이 급증했다. 작년 최고치를 넘어선 규모라고 하는데, 가계대출 현재 어느정도이며 얼마나심각한 수준인가?
A. 올들어 8월말 현재 금융기관 가계대출은 68조6천원 늘었다. 이것은 사상 최고치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59조 3천억원)을 훨씬 넘었다. 시중은행은 43조 1천억원으로 지난해(48조 5천억원)보다 줄었다. 이것은 시중은행이 돈을 빌려주면서 심사를 까다롭게 했기 때문이다. 이 반면에 시중은행이 아닌 제2금융권 가계 대출은 25조 5천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10조 7천억원)보다 2.5배 이상 늘었다. 시중은행에서 빌려주지 않으니까 고객들이 이자를 훨씬 많이 내야하는 제2금융권을 찾아간 것이다. 그러면 전체 가계대출은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가계대출은 1257조 3천억원이다. 사상 최대치이다. 이중 절반 가량인 517조 9천억원(9월 기준)이 주택담보대출이다. 한국은행은 당분간 가계대출이 높은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Q. 한국은행이 발표한 보고서에 가계대출이 급증한 원인이 나와있는데, 정리를 한다면?
A. 한국은행은 보고서에서 가계대출이 늘어난 이유를 3가지로 진단했다. 하나는 최근 아파트 분양이 활발해지면서 사람들이 중도금 대출을 많이 받았다는 것이다. 지난해 아파트 분양물량이 연간 기준 사상 최대치인 51만 4천가구였는데, 올들어 8월말 현재도 26만 3천가구를 분양했다. 그리고 또 다른 이유는 상가나 오피스텔에 대한 수익을 기대하면서 돈을 빌려 투자하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올 2분기 기준으로 상가 임대 수익률은 연 5.5% 오피스텔은 연 4.8%였다. 이것은 은행 정기예금 금리(1.5%)은 물론 아파트 암대 수익률(3.6%)보다 높았다. 세번째는 그동안 전세값이 많이 올라서 하는 수 없이 돈을 빌리는 경우가 많았다. 실제로 올해 8월말까지 전세자금대출은 5조 6천억원이 늘었다. 지난해 같은기간 3조 3천억원 늘어난 것보다 많았다.

Q. 오락가락한 주택대출정책, 규제인가? 완화인가?
A. 2014년 7월 당시 최경환 경제 부총리가 취임하면서 부동산 활성화 대책으로 규제를 풀었다. 이른바 DTI 즉, 총부채상환비율과 LTV, 주택담보대출비율을 이때 전격적으로 완화한 것이다. 그런데 빚을 내서 집을 사라는 신호에 주택대출 수요가 급증하면서 가계부채 문제가 심각해지자, 정부가 대출 조이기에 나섰다. 올 1월부터 은행에서 대출 받는 것 자체를 까다롭게 했다. 예전엔 이자만 갚다가 나중에 원금을 갚았는데, 원금도 바로 바로 처음부터 갚게 했다. 그런데도 빚이 줄지 않자, 지난 6월 말에는 아파트 집단 대출도 까다롭게 만들었다. 가계부채가 애써 살린 경제를 다시 침체의 늪으로 모는 주범인 셈인데 지난 8월 25일에는 아예 주택공급을 줄이겠다는 대책을 내놓았다. 그럼에도 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아파트 값이 너무 뛰니까 정부는 내일 추가로 부동산 대책을 내놓을 예정이다. 분양권 전매제한을 현행 6개월에서 1년으로 늘리거나 재당첨을 일정기간 금지하는 방안이 나올 것으로 보이는데, 그렇지만 강도높은 규제를 하기도 어렵다. 부동산이 우리 경제에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커서 그렇다. 아무튼 주택 대출 정책이 완화와 규제를 오가면서 오락가락하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Q. 심각한 수준의 가계대출 문제 완화가 시급한데, 정부차원의 대책은?
A. 문제는 저금리니까 지금은 큰 부담이 아닌데, 미국 금리가 오르고, 우리도 덩달아 오르기 시작하면 막대한 이자에, 원금 갚기도 힘들 사람들이 속출할 수 있다. 원금을 갚으면 되지 않냐라고 할 수 있지만, 사실은 재산이 부동산에 묶여 있기 때문에 이마저도 쉽지 않다. 지금으로서는 은행이 여신 심사를 강화해서 쉽게 은행에서 돈을 빌리지 못하게 하는 것 밖에는 별 도리가 없다 하지만 큰 효과를 거두기는 어렵다. 오히려 지금도 은행 문턱을 높이고 있지만 돈을 빌리러 이자를 많이 내야하는 제2금융권으로 달려가고 있는 게 현실이다. 그리고 가계대출을 줄이기 위해 부동산 오름세를 잡으려면 이른바 DTI, LTV 규제를 강화하는 것이 처방이 될 수 있지만 이것은 자칫 부동산 경기를 단숨에 식힐 수 있다는 점에서 선뜻 선택하기가 어렵다.


홍인표 고려대학교 연구교수 by 매일경제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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