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공간에 스며드는 향기가 단순한 분위기 연출을 넘어 브랜드를 기억하게 하는 감각 자산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특히 호텔, 리조트 등 고객 체류 시간이 긴 프리미엄 공간에서는 후각을 활용한 '향기 마케팅'이 핵심 브랜딩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유진 기자입니다.
【 기자 】
서울 도심의 호텔 '더 플라자'.
로비에 들어서자 고객을 맞이하는 건, 은은하게 퍼지는 고유의 향기입니다.
한화호텔앤리조트는 브랜드 정체성과 공간 분위기를 담은 자체 향기를 개발하고, 이를 호텔 전반에 적용했습니다.
이 향기는 디퓨저, 핸드크림, 룸 스프레이 등 PB 상품으로 확장돼 호텔과 올리브영, 온라인에서 판매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김예진 / 한화호텔앤리조트 The Plaza 마케팅팀
- "디퓨저의 경우 2024년 가장 많이 팔린 PB 상품으로 전체 PB 상품의 68.8%를 차지했습니다. 이는 (고객들이) 더 플라자에서 느낀 경험을 집에서도 이어가고 싶어 한다는 것을 보여주며 덕분에 매출과 고객 만족도도 올라가고 있습니다."
올해 1월~3월까지 디퓨저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8% 증가했습니다.
호텔의 후각 경험이 제품 소비로 자연스럽게 이어진 대표 사례입니다.
브랜드의 정체성을 향으로 구현한 이 전략은 호텔업계에서 '감성 자산의 상품화'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서지은 / 한국조향예술협회 회장
- "스토리가 결정되면 향은 금방 뽑거든요. 시 한 편을 쓴다고 보면 돼요. 어떤 시를 쓰느냐에 따라서 향기가 결정되는데 그 시가 중요한 거죠."
조향은 단순히 향료를 섞는 작업이 아니라, 브랜드의 감성과 공간의 분위기를 후각 언어로 번역하는 창작 과정이라는 설명입니다.
▶ 인터뷰(☎) : 최원만 / 센트온 향기컨설팅 팀장
- "매일 느끼는 사람 감정의 75% 정도는 후각에서 시작되기 때문에 좋은 향기는 고객에게 설렘과 호감을 불러일으키는 동기 요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향기에 대한 만족도가 클수록 재방문 의도가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 스탠딩 : 이유진 / 기자
- "이 공간의 첫인상과 마지막 기억을 책임지는 건 바로 향기입니다. 이제 향기는 단순한 연출을 넘어 브랜드 전략의 중심에 서고 있습니다."
글로벌 향기 마케팅 시장은 2033년까지 64억 달러 이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국내 시장 역시 연 6% 이상 성장하며 2032년 1조 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향기 마케팅이 호텔업계의 주요 차별화 전략으로 부상하며, 공간을 넘어 일상으로 확장되는 브랜드 자산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매일경제TV 이유진입니다. [ ses@m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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