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 한국은행, 기준금리 동결…결정 배경과 전망은?
2025-04-17 16:31 입력
【 앵커멘트 】
오늘 집중취재 시간에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동결에 대해 자세히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금융통화위원회가 오늘(17일) 오전 기준금리를 현재 수준인 2.75%로 유지한다고 밝혔는데요.
결정 배경은 무엇인지, 또 앞으로 성장률 전망은 어떠한지 스튜디오에 나와있는 취재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김우연 기자 어서오세요.


【 기자 】
안녕하세요.


【 앵커멘트 】
앞서 리포트에서 전해드렸지만, 기준금리가 또 한번 동결됐습니다.
한미 양국의 금리차도 유지됐는데 수치와 함께 전해주시죠.


【 기자 】
네, 한국은행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2.75%로 동결했습니다.

이번 결정으로 한미 금리차는 1.75%포인트로 유지됐습니다.

한국은행은 경기부양을 위해 지난해 10월 오랜 침묵을 깨고 통화정책방향 전환, 즉 피벗을 단행했습니다.

이후 꾸준히 기준금리를 인하했는데, 12.3 비상계엄 후 있었던 1월 금통위에서는 정치 불확실성 확대로 기준금리를 한 차례 동결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으로 경기부진 우려가 다시 커지며 2월에는 금리를 0.25%p 인하했습니다.


이창용 총재는 금통위 이후 통화정책방향에 대해 직접 브리핑했는데요.

이 총재 발언 잠시 들어보시겠습니다.

▶ 인터뷰 : 이창용 / 한국은행 총재
- "미국 관세 정책 변화 및 무역 협상 전개, 정부의 경기 부양책 추진 등에 따른 전망 경로의 불확실성이 큰 것으로 판단되고 환율의 높은 변동성 및 가계대출 흐름을 좀 더 살펴볼 필요가 있는 만큼 현재의 기준금리 수준을 유지하면서 대내외 여건 변화를 점검해 나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습니다."

【 앵커멘트 】
이 총재는 브리핑에서 여러 대내외 여건들을 동결 배경으로 언급했는데요.
많고 많은 요인 중에서, 이번 결정에 주요하게 작용한 것은 무엇일까요?


【 기자 】
네 지난 1월 동결 결정에는 비상계엄 이후 달러당 원화값 급락이 크게 작용했는데요.

이번 결정에 가장 크게 작용한 점도 미국의 관세정책과 그로 인한 달러 당 원화값 변동성 추이인 것으로 분석됩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시간 9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중국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들의 상호관세를 90일 유예한다고 밝혔습니다.

상호관세 발효 일주일만에 이를 번복하면서 미국 정책에 대한 신뢰도가 크게 떨어졌는데요.

미국의 자산시장에서 자본이 급속도로 빠져나가면서, 미국 장기 국채금리가 상당폭 하락 후 급등하는 등 달러화가 큰 폭의 약세를 나타냈습니다.

특히 달러 인덱스의 경우 지난 11일 3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는데요.

그 결과 1480원을 웃돌았던 달러 당 원화값은 불과 일주일만에 1420원대까지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낮추게 되면 달러 당 원화값 변동성을 더욱 키울 우려가 있습니다.

다만 원화가치가 크게 개선되지는 않았기 때문에 동결 결정 이후에도 1420원대에서 등락중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외에도 최근 늘어난 주택거래 영향으로 가계대출 증가규모가 일시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점 역시 동결 결정에 작용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 앵커멘트 】
이번 동결 결정으로 국내 금융시장에도 영향이 갈 것으로 보이는데요.
그 전에 미국 관세 정책 관련된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90일이 유예되긴 했지만, 글로벌 경기에는 여전히 먹구름으로 작용하고 있는데요.
제롬 파월 연준의장이 관세 정책에 직접 우려를 표했다고 하는데 어떤 말을 남겼을까요?


【 기자 】
네 현지시간으로 16일 일리노이주의 시카고 이코노믹클럽에서의 연설이었는데요.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연설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높은 관세로 물가 인상과 성장 둔화가 예상된다"며 우려의 뜻을 표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미 행정부가 발표한 관세 인상 수준이 예상보다 훨씬 높다고 말하며, 이로 인한 경제 영향이 인플레이션 상승과 성장 둔화를 포함할 것이라고 관측했습니다.

연준은 최대 고용을 유지하면서 인플레이션을 2%로 낮추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즉 경제 성장을 촉진해 고용을 늘릴 필요가 있을 때 기준금리를 인하하고, 물가를 잡는게 우선일 때는 기준금리를 올리는 방식으로 통화정책을 운용해왔는데요.

만약 물가와 실업률이 같이 오르게 되면 정책금리를 조정하는 것으로 둘을 동시에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염려한 표현으로 해석됩니다.


【 앵커멘트 】
트럼프의 관세정책이 연준의 통화정책에도 불확실성을 안겨준 것으로 해석됩니다.
기준금리가 동결된 만큼 차주들이 체감금리도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예상이 되는데요.
은행권의 대출금리 어떻게 전망하시나요?


【 기자 】
말씀하셨듯이 동결이기 때문에 차주들의 체감 금리는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이 됩니다.

특히 당국이 최근 은행권에 다시 가계대출 관리를 주문했기 때문에, 은행권의 보수적인 대출태도도 유지될 전망입니다.

지난 2월 기준금리 인하로, 은행권의 수신금리는 꾸준한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그 결과 변동형 대출금리의 준거가 되는 코픽스는 무려 6개월 연속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고정형 대출금리의 준거가 되는 은행채 5년물 금리는 어제 기준 2.765%까지 떨어졌는데요.

그럼에도 지난달 5대 은행의 주담대 평균 대출금리는 4.38%로 여전히 4%대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 앵커멘트 】
다시 높아진 은행권의 대출문턱이 당분간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이 됩니다.
중요한 것은 앞으로의 일인데요.
경기하방 압력이 커지는 가운데 한은은 향후 성장률을 어떻게 진단했을까요?


【 기자 】
한국은행은 기준금리 동결 직후 '올해 1분기 및 향후 성장 흐름 평가'라는 보고서를 통해 "1분기 성장률이 2월 전망치 0.2%를 밑돈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소폭의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는데요.

성장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는 국내 정치 불확실성 장기화와 미국 관세정책 우려로 3월 중 경제 심리 위축 확대가 꼽혔고,

이외에도 산불 피해와 건설 경기 등이 거론됐습니다.

한국은행은 성장률 전망 발표에 보통 3개월의 시간을 두는데요.

다음달 수정 경제 전망 발표를 앞두고 미리 성장률 중간 집계 상황을 공개한 것은 시장의 충격을 줄이기 위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이외에도 금통위 의결문에서도 "올해 성장률이 2월 전망치인 1.5%를 하회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는데요.

이 총재는 "현재까지 나온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을 보면 2월 성장 전망 시나리오가 너무 낙관적"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관세 정책 변화가 심하고 협상 등이 남아 있어 구체적으로 성장률 전망치가 얼마나 낮아질지는 지금 얘기하기 어렵다"며 섣부르게 판단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 앵커멘트 】
경기전망 악화로 5월 금통위에서는 기준금리가 인하될 것이라는 기대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는데요.
정부의 대미 통상 협의와 경기부양책 등 다양한 변수가 남아있는 만큼, 앞으로의 통화정책에 더 많은 이목이 집중될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김우연 기자와 함께 했습니다.
김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 기자 】
감사합니다.

[ kim.wooyeon@mktv.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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