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진 대표가 새로 개발한 즉석밥 용기를 들어 보이고 있다.

투디엠


"수분과 산소를 획기적으로 차단하는 즉석밥 용기를 만들었습니다.

통상 즉석밥 소비 기한은 제조일로부터 9개월인데 12개월까지 늘릴 수 있죠. 친환경 소재이기 때문에 재활용성도 더 높습니다.

"
김영진 투디엠 공동대표는 최근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지난 4월 새 용기 개발을 최종 완료해 여러 즉석밥 생산업체와 도입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재 기업인 투디엠이 산소와 수분 차단 핵심 역할을 하는 그래핀 배리어 소재를 개발했고, 이를 사출용기 제조업체 대아씨앤아이가 제품화했다.


현재 즉석밥 용기는 폴리프로필렌(PP)과 에틸렌 비닐 알코올(EVOH) 복합 소재로 만들어진다.

EVOH는 초기 설비투자 비용이 크고, 주요 공정이 특허로 보호돼 일본과 유럽에서 수입하는 데 의존하고 있다.

투디엠은 PP에 그래핀 배리어를 첨가해 즉석밥 용기를 만든다.

김 대표는 "그래핀 배리어를 활용한 제품은 산소와 수분 차단 성능이 기존 용기보다 뛰어나다"며 "재활용이 어려운 기존 용기와 달리 재활용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KCL)의 테스트 결과 투디엠이 개발한 용기의 투습도는 0.22로 시중 용기(0.58)보다 62% 낮았다.

산소 투과도 역시 0.022로 시중 용기(0.026)보다 15% 낮았다.

김 대표는 "기존 용기를 만들 때보다 공정도 단순해 생산비를 최대 20%가량 낮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일본 소재 기업 도쿠센의 미국 법인에서 14년간 개발 업무에 종사하다 귀국해 2018년 2차원 소재 기업 투디엠을 설립했다.

2차원 소재는 두께가 머리카락 30만분의 1 수준으로 매우 얇아 독특한 전기적·기계적·광학적 특성을 보이는 물질을 가리킨다.

투디엠은 2차전지 등에 사용되는 탄소나노튜브(CNT)와 그래핀, 질화붕소나노시트(BNNS) 같은 소재를 생산하고 있다.


2019년 한국동서발전 글로벌 스타트업 프로그램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고, 지난해에는 전고체 배터리 초격차 국가과제와 첨단전략산업 글로벌 협력지원 사업에도 선정됐다.

김 대표는 "그래핀 배리어는 식품 포장을 넘어 다양한 산업으로 확장이 가능한 원천기술"이라며 "2차원 소재를 활용할 수 있는 배터리 양극재, 생활용품, 식품 용기 등 다양한 분야에 도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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