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잔뜩 움츠러들었던 전국 아파트 분양 시장이 5월에는 만개한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분양 물량이 더 늘어날 전망이어서 눈길을 끈다.
8일 주택산업연구원(주산연)은 지난달 16~27일 국내 주택 사업자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5월 아파트 분양 전망지수가 4월보다 9.3포인트 상승한 93.3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특히 수도권은 한 달 새 7.4포인트 오른 107.1, 비수도권도 9.7포인트 상승한 90.3을 기록했다.
지수가 100을 넘으면 분양 전망이 좋다고 응답한 사업자가 더 많다는 뜻이다.
비록 전국 평균은 100에 못 미쳤지만 수도권이 100을 넘겨 주목된다.
특히 서울은 전달 108.3에서 13.9포인트 오른 122.2를 기록했다.
실제로 서울에서는 5월 4곳에서 분양이 이뤄진다.
올해 초만 해도 서울에서는 분양 물량이 전혀 없다시피 해 시장 상황이 극도로 악화했다.
하지만 5월에는 은평구 '힐스테이트 메디알레'를 비롯해 구로구 '고척 푸르지오 힐스테이트', 강동구 '고덕 강일 대성베르힐'과 '디 아테온'이 분양한다.
비수도권 중에서는 충북의 분양 전망지수가 한 달 만에 무려 33.3포인트 올라 정확히 100을 기록했다.
세종도 29.7포인트 오른 114.3, 전북은 18.2포인트 오른 100을 기록하는 등 충청·호남권의 분양 시장이 좋은 흐름을 타고 있다.
다만 부산과 제주는 각각 6포인트와 8.3포인트씩 전망지수 하락을 기록했다.
전국 평균 지수인 93.3은 지난해 11월 이후 6개월 만에 최대 수치다.
주산연 관계자는 "금리 인하 기대감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전쟁 조기 종식 가능성 상승, 특히 탄핵 사태 종결에 따른 정국 안정과 새 정부 출발 관련 기대감에 따라 분양 시장이 장밋빛을 띠는 것으로 전망됐다"고 분석했다.
분양 물량은 늘지만 분양 가격은 다소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4월 대비 5월 분양 물량 전망지수는 5.4포인트 상승한 95.6으로 나타났고, 분양 가격 전망지수는 2.1포인트 떨어진 103으로 조사됐다.
가격 지수가 떨어진 건 건설 경기 침체로 인한 건설 원자재 수요 감소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물량 전망지수가 오른 데는 탄핵 사태 종결에 따라 정치적 불확실성이 완화된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
사업자들이 예정된 분양을 적극 진행하고, 이와 동시에 추경을 통한 대규모 경기 부양책 시행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도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난해 11월 이후 분양 물량 전망지수는 7개월 연속 기준치 100을 밑돌아 여전히 부정적 전망이 지속되고 있다.
[서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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