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급등 틈타 CB·BW 행사
물량폭탄에 상승세 꺾이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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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투자자 [이미지=연합뉴스] |
최근 미국발 관세 전쟁으로 국내 증시가 요동치는 가운데 조기대선 국면에 정치테마주가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상승세 대부분은 개인투자자 자금이 몰린 덕분인데, 주가가 급등한 틈을 타 채권자 등의 투자금 회수가 이어지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17일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이달 1~16일 동안 주가등락률 1~10위 중 9개가 정치테마주인 것으로 나타났다.
등락률 1위를 기록한
상지건설은 ‘이재명 테마주’로 알려지며 보름 동안 주가가 무려 882% 상승했다.
이 기간 개인투자자가 32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주가 상승을 견인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까지 이곳 사외이사를 지낸 임무영 전 정무기획비서관이 과거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대선 캠프에 합류한 이력이 있기 때문이다.
임 전 비서관이 퇴임한 지 1년이 넘었음에도 주가가 급등하자 회사 측은 유상증자 일정을 이달 말로 미루고 전환사채(CB)를 매도하는 등 이익 실현에 나섰다.
지난 2022년 120억원에 발행된 이 CB를 회사 측이 2023년 투자자로부터 132억원에 사들였는데, 이번 주가 급등을 기회로 재차 153억원에 매도하는 것이다.
이 CB를 투자자가 보통주 240만주로 전환할 경우 수백억원의 차익을 얻을 수 있지만 상장주식 수의 60%에 달하는 ‘물량 폭탄’이 터지는 만큼 주가는 대폭 하락할 전망이다.
등락률 2위를 기록한
에르코스는 이유식을 만드는 영유아식품 제조업체로, 저출산 관련 정책 테마주로 꼽힌다.
지난 보름 동안 외국인·기관 투자자의 매도세에도 불구하고 개인투자자가 14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곳도 주가가 급등하자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 발행주식 수 대비 4.58% 규모의 CB를 보통주로 전환 청구하면서 최근 며칠 하락세로 전환하기도 했다.
등락률 3위인
크라우드웍스 역시 ‘이재명 테마주’로 불리며 보름 동안 주가가 164% 상승했다.
외국인 투자자가 37억원을 매도하는 사이에 개인 투자자가 이곳 주식 26억원어치를 사들였다.
김우승
크라우드웍스 대표가 이 전 대표가 이끄는 ‘AI 강국 위원회’의 원외 부위원장으로 참여한 덕분이다.
그러자 기존 발행했던 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채권자가 만기 이전임에도 사채 취득에 나서면서 주가가 하락세로 전환한 상태다.
이외에도 최근 이 전 대표가 인공지능(AI) 기업 퓨리오사AI를 방문하자 협력사인
포바이포와 투자자인
DSC인베스트먼트의 주가가 크게 올랐다.
또한 세종특별자치시에 대통령실이 이전될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며 이곳에 공장을 보유한
유라테크와 공간정보기업인
카티스가 ‘세종시 테마주’로 불리며 급등했다.
범보수 대권 주자의 테마주도 주가등락률 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시공테크는 박기석 회장이 이명박 정부 시절 한덕수 총리와 국민경제자문회의 민간위원으로 함께 활동했으며,
평화홀딩스는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의 고향인 경북 영천에 자회사가 소재해 있다.
다만
평화홀딩스의 경우 지난 8일 돌연 계열사 평화씨엠비에 41억원 규모 채무보증을 결정하면서 주가가 하락세로 전환한 상태다.
주가등락률 상위 10개 종목 중 정치테마주가 아닌 것은
엑시온그룹 하나 뿐이다.
이곳은 감사보고서 제출이 지연되며 상장폐지 우려가 나왔으나 끝내 감사의견 적정을 받으며 주가가 크게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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