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개발 후보물질 한 번에 찾는다...포스텍 연구, 게임체인저 될까

임현석·서종철 포스텍 교수 연구팀
기존 기술 한계 뛰어넘은 ‘NanoDEL’로
항암제·난항암제·난치병 치료제 개발 속도

임현석 포스텍 교수, 왕희명 연구원, 서종철 교수(왼쪽부터)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포스텍]

국내 연구진이 신약 후보물질 발굴 속도를 혁신적으로 높일 수 있는 나노 기술 플랫폼 개발에 성공했다.

포스텍(포항공과대학교)은 화학과·첨단재료과학부·융합대학원 임현석 교수, 서종철 교수 공동 연구팀의 연구가 화학 분야 국제 학술지인 ‘미국화학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 부표지(supplementary cover)로 선정됐다고 15일 밝혔다.

신약개발에서 후보물질을 발굴하는 과정은 보통 한 번에 하나의 화합물을 검증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딱 맞는 후보물질을 낙점하기까지, 길게는 몇 년이 소요되기도 했다.

최근 이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DNA-암호화 라이브러리(DEL)’ 기술은 개별 화합물이 고유한 암호화 DNA 태그와 연결된 형태로 수만 개, 수억 개의 화합물을 동시에 스크리닝하는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이 방식에도 한계는 있었다.

DNA의 용해도 문제로 모든 반응이 반드시 물에서만 진행되어야 하고, DNA가 다양한 화학반응 조건에서 쉽게 손상되기 때문에 활용 가능한 반응이 극히 제한적이었다.

포스텍 연구팀은 나노입자 표면에 DNA와 화합물을 결합한 새로운 플랫폼 ‘NanoDEL (Nanoparticle-Based DNA-Encoded Library)’을 개발했다.

나노입자는 물뿐 아니라 유기용매에서도 안정적으로 분산될 수 있어 용매 종류에 상관없이 다양한 화학 반응을 자유롭게 수행할 수 있다.

DNA 손상 문제도 해결했다.

기존 기술에서는 DNA가 쉽게 손상되어 활용이 어려웠지만, 이번 기술에서는 한 나노입자에 여러 개의 DNA 태그를 부착함으로써 일부 DNA가 손상되더라도 남아 있는 태그를 통해 분석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백업 USB가 여러 개 있어 더욱 안정적인 데이터 분석이 가능해진 셈이다.

논문 제1저자인 왕희명 박사는 “NanoDEL 기술은 기존보다 100배 이상 다양한 화합물 라이브러리를 구축할 수 있어 난치병 치료제 개발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고, 신약 후보물질 발굴 가능성을 크게 높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삼성전자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의 유전자암호화라이브러리 코어뱅크구축사업(단장 한국화학연구원 허정녕 박사)의 재정적 지원으로 수행됐다.

포스텍은 화학과·첨단재료과학부·융합대학원 임현석 교수와 서종철 교수 공동 연구팀의 연구가 화학 분야 국제 학술지인 ‘미국화학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 부표지(supplementary cover)로 선정됐다. [포스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