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노골적인 편입 위협에 맞닥뜨린 덴마크 자치령 그린란드가 '연립정부'를 출범시켰다.
J D 밴스 미국 부통령 부부의 그린란드 방문을 앞두고 정당 간 촘촘한 연대로 트럼프 행정부의 공세에 맞선다는 포석이다.
27일(현지시간) 미국 CNN, 로이터통신,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11일 그린란드 총선에서 원내 1당을 차지한 중도 우파 성향의 민주당은 다른 세 정당과 함께 연립정부 구성에 합의했다.
무테 에게데 현 총리의 이누이트 공동체당, 중도 좌파 성향의 전진당, 친덴마크 성향의 연대당이 참여한다.
이로써 그린란드 의회 원내 5개 정당 가운데 4개 정당이 연정에 참여하게 된 셈이다.
덴마크에서 조속한 독립을 주장하는 강경 독립 노선을 표방하는 날레라크는 연정에 가담하지 않아 의회 내 유일한 야당으로 남게 됐다.
날레라크는 그린란드 독립 문제를 두고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며 지난 24일 연립정부 수립을 위한 협상에서 탈퇴했다.
날레라크를 제외한 원내 정당 간 연정 합의서는 28일 그린란드 수도 누크에서 체결됐다.
33세인 옌스 프레데리크 니엘센 민주당 대표는 신임 총리직에 선출돼 트럼프 행정부의 편입 압력에 대응할 예정이다.
니엘센 대표는 총선 전에 "그린란드는 매물이 아니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신뢰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그린란드 편입 야욕은 밴스 부통령 부부의 방문으로 노골화하고 있다.
밴스 부통령과 그의 부인인 우샤 밴스는 28일 그린란드에 도착해 하루 동안 현지 북서부에 위치한 미국 우주군 기지 '피투피크'를 방문했다.
다만 그린란드 현지 주민들과 접점을 확대하려던 일정은 현지인들의 거센 반발로 사전에 취소됐다.
백악관은 문화행사 일정 취소에 대해 "일정 충돌 때문"이라며 "시위와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최현재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