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다음달 3일부터 수입산 자동차에 25% 관세 부과를 예고함에 따라 미국 자동차 가격이 5000달러(약 730만원) 이상 오를 전망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관세발 인플레이션 상승이 불가피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따라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더 미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최대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이번 자동차 관세로 인해 미국 내 수입차 가격이 5000달러에서 1만5000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수입차와 국산차를 모두 포함한 차 가격은 평균 8000달러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JP모건은 이번 관세가 소비자에게 완전히 전가된다면 미국 자동차 가격은 평균 11.4%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 신차 가격이 평균 5만달러임을 감안하면 약 5000달러가 오른다는 분석이다.


자동차 시장조사 업체 콕스는 특히 신차 가격 기준으로 3만달러 이하 20개 모델 중 절반이 이번 관세에 가장 크게 영향받을 것으로 분석됐다.

이 차들 중 캐나다·멕시코에서 생산될 경우 미국 내 가격이 평균 5855달러 인상될 것으로 점쳐졌다.

예컨대 기아는 멕시코에서 K4 모델을 만들어 미국으로 들여온다.


신차 가격뿐만이 아니라 중고차 가격 역시 덩달아 인상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공급망 불안 여파로 출고 후 1~3년이 지난 중고차 물량 자체가 예년보다 부족하고, 관세 불확실성까지 겹치면서 4~6년이 된 차량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고 중고차 업계는 전했다.


미국 자동차 시장조사 업체 에드먼즈의 제시카 콜드웰 이사는 "자동차 가격이 오를 것이란 예상은 합리적"이라며 "이는 이미 지속적인 구매력 우려에 시달리고 있는 업계에 추가 과제를 안겨준다"고 밝혔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이번 관세의 실질적인 승자는 '테슬라'라는 평가다.

테슬라는 미국에서 판매하는 모든 차량을 캘리포니아주, 텍사스주 등 미국에서 생산하기 때문에 관세 부과 대상이 아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전날 관세 부과가 테슬라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중립적이거나 좋을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테슬라는 경쟁 업체보다 외부 부품 공급 업체에 덜 의존하기 때문에 비교적 무사한 자동차 제조업체"라고 평가했다.

이를 반영한듯 이날 미국 뉴욕증시에서 GM과 포드가 각각 7.36%, 3.88% 급락한 반면 테슬라는 0.39% 상승 마감했다.

관세발 인플레이션은 연준에서도 우려를 표시했다.

이에 따라 경기 침체가 가시화하지 않는 이상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더 뒤로 미뤄질 수 있다는 전망에 힘이 쏠리고 있다.


[뉴욕 윤원섭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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