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생엔 글렀어”…평당 4428만원, ‘천정부지’ 서울 분양가에 실수요 낙담

2월 기준 서울 민간아파트 분양가
4428만4000원, 전월比 15만2000원↑
6월부터 ‘제로 에너지 건축물 인증’ 시행
입주물량도 감소 “공급 늘려야”

서울 롯데월드타워에서 보이는 아파트 [한주형 기자]
최근 무주택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신축 아파트 분양가격이 ‘천정부지’ 오르고 있는 데다가, 집값 과열을 막기 위해 대출 문턱까지 높아졌기 때문이다.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분양가가 더 오르기 전에 움직여야 하지만, 분양 시장도 얼어붙으며 물량이 나오지 않고 있어 고민은 더욱 커니고 있다.


27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자료에 따르면, 2월 말 기준 서울 민간아파트 ㎡당 평균 분양가(공급면적 기준)는 1339만6000원으로 전월(1335만원) 대비 0.34% 올랐다.

3.3㎡(1평)로 환산하면 4428만4000원 수준으로 전월(4413만2000원)보다 15만2000원 상승했다.

전년 동월(1145만7000원)과 비교하면 16.92% 오른 것이다.


코로나19 팬데믹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영향으로 건설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상승, 고금리 장기화 등 지속되면서 분양가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여기에 제로에너지 건축물 인증, 층간소음 규제 등 공사비 상승 요인까지 산적해 있어 업계에서는 앞으로도 분양가 상승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제로 에너지 건축물 인증 의무화’는 오는 6월부터 30가구 이상 민간아파트에 본격 시행된다.

전용 84㎡ 아파트 분양가가 최소 293만원 상승할 것으로 건설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공사비 급등에 따른 분양가 상승으로 주택 수요자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우려한다.

더욱이 건설경기 침체에 따른 분양 시장 침체로 실수요자들의 선택지는 더욱 좁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부동산R114·리얼투데이 자료를 보면 올해 들어 서울 분양 물량(일반분양, 30가구 이상 기준)은 지난달 초 청약을 진행한 서울 서초구 방배동 ‘래미안 원페를라’ 1097가구(일반분양 482가구)가 유일하다.

이는 최근 5년간 1분기 서울 분양 물량으로는 최저 수준이다.


일반적으로 봄 이사철과 새 학기 등으로 분양 성수기로 여겨지는 3월에도 서울에 예정된 일반분양 물량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당초 4월 분양이 예상됐던 구로구 ‘고척힐스테이트푸르지오’, 성북구 동선2구역 재개발, 강남구 ‘자이더캐럿 141’ 등 3개 단지도 수요자들의 청약 심리 위축과 탄행 정국을 이유로 분양 일정이 5월 이후로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내년에도 이같은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이다.

서울 입주물량이 올해 4만6710가구 대비 절반 수준(2만4462가구)에 그칠 것으로 추산되는 데다 분양 시장마저 얼어붙으며 청약 대기 수요자들의 불안감은 더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주택 공급이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향후 집값 급등 등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결국 수요에 맞는 적절한 신규 주택 공급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주택 공급 부족이 서울과 수도권 일부 지역에 한해 집값 상승을 부추길 우려가 있는 만큼 집값 안정을 위해서는 수요에 맞는 적절하고 지속적인 주택 공급이 중요한 시점이라는 것이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늘의 이슈픽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