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허제 확대 지정 전 신고가를 기록한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신현대 11차 단지. 매경DB

정부와 서울시가 서울 강남 3구(서초·강남·송파구)와 용산구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한다고 발표한 지난 19일부터 23일까지 이들 지역에서 총 20여 건의 아파트 매매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토허제 확대 지정이 24일부터여서 이를 앞두고 닷새간 수억 원 떨어진 손바뀜 거래가 주로 일어났다.

하지만 일부 지역에선 가격이 크게 오른 신고가도 나타나 눈길을 끈다.

압구정 등 최상급지에선 토허제 영향이 미미해 '현금 부자'들이 가격 상승을 주도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24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 19~23일 서울에서 총 72건의 아파트 거래가 있었으며 이 가운데 강남 3구와 용산구의 아파트 매매는 24건인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지역에선 신고가 거래가 발생했다.

강남구 압구정동 신현대 11차 전용면적 183.41㎡(3층)는 지난 19일 92억원에 팔렸다.

이는 직전 거래인 지난해 11월 말 84억원보다 8억원 오른 가격이다.


같은 날 강남구 삼성동 힐스테이트 1단지 전용 114.463㎡(14층)도 40억원에 팔려 직전 거래 가격 37억1000만원보다 3억원 가까이 올랐다.


추가 집값 상승을 기대하는 매도인들이 가격을 더 올려 팔기 위해 수억 원의 위약금을 감수하는 사례도 나타났다.

비록 토허제 확대 발표일 전이지만 지난 18일 압구정 현대 8차 전용 112.5㎡가 계약 후 한 달도 지나지 않아 거래가 취소됐다.

집주인이 위약금을 부담한 것으로 보인다.




압구정동 A공인중개사는 "가격이 30억원 전후인 잠실 등과 달리 최상급지로 분류되는 압구정에서는 토허제 영향이 미미하다고 볼 수 있다"며 "토허제 후에는 매물이 줄어들어 가격이 결국 올라간다고 판단하고 다시 회수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전했다.


토허제 확대 지정 직격탄을 맞은 송파구에선 급락한 계약이 잇따랐다.

잠실동 리센츠 전용 124.22㎡(9층)는 지난 19일 직전 가격보다 8억5000만원 떨어진 28억원에 거래됐다.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59.96㎡(13층)는 지난 20일 14억6000만원에 거래돼 직전 거래보다 6억3000만원 떨어졌다.


잠실 일대 B공인중개사는 "빨리 집을 처분하려던 매도자들이 호가를 낮추고, 마지막 '갭투자' 기회를 잡으려는 매수자들이 몰리면서 거래가 여러 건 성사됐다"며 "토허제 지정 후에는 전세를 끼고 거래할 수 없어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증여성 직거래가 있다는 얘기도 들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는 거래 위축과 가격 하락이 불가피하지만 장기적으로는 토허제 확대 지정 효과가 미미하다는 반응이 많다.

'똘똘한 한 채' 선호, 입주 물량 감소 등이 맞물리며 강남권 등 핵심 입지 수요가 꾸준한 만큼 이곳 집값은 강보합세를 유지한다는 것이다.

양지영 신한투자증권 자산관리컨설팅부 수석은 "토허제가 단기적으로 거래 위축과 가격 조정을 유발할 가능성이 크지만 전월세 가격 불안 등 부동산 시장을 자극할 요인들이 여전해 중장기적으로는 가격이 반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진우 기자 / 손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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