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지수펀드(ETF) 수수료 인하 경쟁을 벌이고 있는 자산운용사들의 2차 격전지는 바로 타깃데이트펀드(TDF) 시장이다.

TDF 시장은 지난해 10조원의 수탁액(설정액)을 돌파하며 규모를 확대한 이후 1년여 만에 수탁액이 12조원을 훌쩍 넘기면서 본격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TDF 시장 규모는 지난 1년 새 2조4332억원 커졌다.

지난해 2월 10조원에 못 미치는 9조9126억원의 설정액을 기록했던 TDF 시장은 이달 19일 기준 12조3458억원을 기록 중이다.

매달 2000억원씩 규모를 키운 셈이다.


TDF는 자산을 시점에 따라 알아서 배분해주는 상품으로 초기에는 주식 등 위험도가 높은 자산에 공격적으로 투자해 수익률을 높인 뒤 은퇴 시점이 가까워지면 주식 등 위험자산 비중을 줄이고 채권 등 안전자산 비중을 늘린다.

2016년 국내에서 처음 출시된 TDF는 2017년 6780억원에 불과했으나 2021년에는 7조원대까지 급증했고, 지난해 7월에 10조원 시대를 열었다.


2023년 도입된 퇴직연금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 덕에 TDF 시장 전반에 자금이 활발하게 유입되기 시작했다.

퇴직연금 확정기여(DC)형이나 개인형 퇴직연금(IRP) 가입자가 운용 지시를 하지 않아도 사전에 정한 상품으로 투자금을 굴리도록 한 이 제도에 TDF가 편입돼 있기 때문이다.

도입 3년 차를 맞은 디폴트옵션은 누적 적립금만 40조원을 넘어서며 1년 전에 비해 적립금이 3배 늘었다.


운용사들은 미국 증시 관련 상품의 포트폴리오 비중을 키우고, 유럽 증시 등 하락폭이 큰 지역의 비중은 줄이면서 적극적 배분을 통한 수익률 확대에 나서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자산운용사별 TDF 시장 점유율은 미래에셋자산운용 36.28%, 삼성자산운용 14.98%, KB자산운용 13.59%, 한국투자신탁운용 12.32%, 신한자산운용 8.41% 등이다.

상위 8개사가 90%가 넘는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박희운 한국투자신탁운용 솔루션본부장(전무)은 "TDF는 상품별 자산배분 및 환헤지 등 차이에 따라 성과 편차가 크게 나타나고 있다.

투자자들은 TDF를 고를 때 샤프지수(위험조정수익률)와 같은 지표를 체크해 보고 결정하는 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KG제로인에 따르면 최근 1년 동안 TDF 상품(설정액 500억원 이상) 중 수익률 1~3위는 한투운용의 '한국투자TDF알아서ETF포커스' 상품 시리즈들이 모두 차지했다.

이 시리즈의 2060·2055·2050 상품들이 각각 23~25% 수익률을 냈다.

'KB온국민TDF2055' '삼성KODEXTDF2050액티브' 상품이 모두 22%대 후반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타깃데이트펀드(TDF)
TDF는 투자자가 설정한 은퇴 예상 연도를 목표 시점(빈티지)으로 잡고, 생애주기에 따라 주식과 채권 등 자산 비중을 조정해주는 펀드다.


[홍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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