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회계제도(IFRS17) 계도기간 종료와 기준금리 인하 전망 속에 보험사들의 지급여력비율(K-I
CS·킥스) 하락이 현실화되고 있다.
금융당국이 무·저해지보험의 해지율 가정 방식을 보다 보수적으로 변경하면서 일부 보험사는 자본적정성 방어를 위해 대규모 후순위채 발행에 나섰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보험업계에서 1조원 이상 후순위채가 발행됐다.
한화손해보험이 5000억원, 메리츠화재와
DB생명보험이 각각 3000억원 규모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전체 보험사 후순위채 발행 규모(1조1400억원)와 맞먹는 수준으로, 연초부터 보험업계의 자본 확충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추가 발행도 이어진다.
흥국생명은 오는 21일 1000억원 모집을 목표로 후순위채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동양생명은 최근 5억달러(약 7000억원) 규모 자본 확충을 의결했는데, 이는
동양생명이 최근 5년간 발행한 자본성증권 중 최대치다.
보험사들이 잇달아 후순위채를 발행하는 이유는 지급여력비율 방어가 시급하기 때문이다.
후순위채는 지급여력비율을 산정할 때 일정 비율을 가용자본으로 인정하기 때문에 발행 시 자본적정성이 개선되는 효과가 있다.
최근 보험사들의 지급여력비율은 하락하는 추세다.
신한라이프의 지급여력비율은 지난해 대비 44%포인트 떨어진 206.8%, KB손해보험은 27.8%포인트 하락한 188.1%를 기록했다.
지난해 보험사들의 후순위채 발행 규모가 역대 최대를 기록한 가운데 올해도 추가 자본 확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금리 인하는 보험사의 지급여력비율을 낮추는 요인 중 하나다.
금리 인하로 보험료에 대한 할인율이 떨어지면 보험 부채의 현재 가치가 늘어나 부채 부담이 커진다.
지난해 11월 금융당국이 발표한 '무·저해지보험 계리적 가정 가이드라인'도 보험사들의 지급여력비율 하락에 영향을 주고 있다.
당국의 가이드라인 변경은
롯데손해보험의 후순위채 발행에도 영향을 미쳤다.
롯데손보는 이달 초 1000억원 규모 후순위채 발행을 철회했다.
실적 악화 우려로 보험사 주가도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현대해상 주가는 지난해 7월 3만6000원 선이었지만 이후 하락세가 이어져 이날 2만4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롯데손보는 올해 들어 약 10% 하락해 이날 1814원으로 마감했다.
한편
삼성생명이
삼성화재를 자회사로 편입한다고 발표하자 두 곳 주가는 지난 14일에 이어 이날까지 급등했다.
삼성생명 주가는 2거래일 만에 15% 뛰었다.
이 기간
삼성화재도 18%가량 올라 이날 종가는 42만5000원을 기록했다.
[명지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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