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데드데드 데몬즈 디디디디 디스트럭션: 파트2’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압도적인 열정과 집념, 재능에 두들겨 맞는 듯한 감각을 영화를 보는 내내 받았다”고 말한 ‘데드데드 데몬즈 디디디디 디스트럭션: 파트2’(이하 ‘데데디디: 파트 2’)가 개봉했다. 아날로그적인 인물 작화와 장대한 프로덕션 스케일이 빛나는 디스토피아 청춘 애니메이션이다.
[※ 본 기사에는 영화의 스포일러가 될 만한 줄거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거대 우주 모함이 드리운 도쿄의 하늘. 서로에게 절대적인 하이텐션 여고생 ‘카도데’와 ‘오란’이 대학생이 되며, 왁자지껄 캠퍼스 라이프가 펼쳐진다. 멸망을 앞둔 상황에서 카도데와 오란은 신비한 소년 ‘오바’와 재회한다. 외계에서 온 침략자들을 공격하는 군인들과 쑥대밭이 되어 가는 도쿄에서 초거대 우주 모함에 대한 숨은 이야기까지 공개된다.
발음하기도 어려운 ‘데데디디: 파트2’는 『소라닌』과 『잘 자, 푼푼』을 만든 ‘천재 작가’라 불리는 아사노 이니오 동명의 작품을 원작으로, 후쿠시마 사고 이후 도쿄 상공에 갑작스럽게 우주 전함이 나타난다는 SF 장르에 소녀들의 청춘 이야기를 접목한 영화다.
독특한 세계관으로 전 세계 팬들을 열광시킨 ‘데데디디: 파트1’에서 주연・주제곡에 참여한 싱어송라이터 2인조 밴드 요아소비(YOASOBI)의 보컬 ‘이쿠타 리라’와 일본 MZ 세대를 대표하는 유니크한 매력의 ‘아노’가 파트2에서도 주연과 주제곡을 맡았다. ‘귀멸의 칼날’ 토키토 무이치로 역으로 전 세계 인기를 구가한 카와니시 켄고, 일본 대표 성우 스기타 토모카즈, ‘마루코는 아홉살’ 마루코를 연기한 국민 성우 고(故) 타라코(TARAKO)의 목소리 연기를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 영화의 특장점. ‘노다메 칸타빌레’의 괴짜 지휘자와 ‘방랑의 미식가’로 유명한 국민 배우 ‘타케나카 나오토’가 침략자 의장으로 특별 출연했다.
특히 전편에서 히든 카드로 등장한 캐릭터 만화 ‘이소베양’이 파트2에서는 키포인트로 등장, 중요한 연결고리로 작용하므로 유의하며 볼 것. ‘이소베양’은 게으른 데베코를 행복하게 하기 위해 미래에서 온 버섯 외계인 이소베양이 주인공으로, 그의 비밀 도구인 ‘투명 망토’, ‘이어폰’, 공간을 왜곡하고 손이 닿지 않은 물체를 움직일 수 있는 ‘불퉁 스틱’은 카도데와 오란이 구해준 침략자가 두 사람에게 건네는 ‘펜형 가젯’ 도구와 비슷하다.
영화는 순식간에 일상이 바뀌어 버리는 세계 속에서 무엇을 소중히 하고 싶은지, 무엇을 지키고 싶은지 생각하게 만든다. 압도적인 세계관에 한껏 더 몰입하게 만드는 OST도 주목할 것. 다소 어두운 분위기와 문학적 대사로 복잡하고 미묘한 10대들의 심리를 잘 드러내는 것으로 정평이 난 아사노 이니오의 원작 만화를 함께 감상해보는 것도 좋겠다. 현재 일본 사회를 조명하는 동시에 디스토피아와 절대적 우정이 공존하는 SF 청춘 성장물이 기묘하게 공존하는 영화다. 러닝타임 120분.
[ 최재민 사진 ㈜제이에이와이이엔터테인먼트, 씨티에스]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967호(25.2.18)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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