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입은 커녕 전셋값도 감당 안 돼”…서울 아파트 임대차계약 10건 중 5건 ‘월세’

전분기보다 3.3% 포인트 증가
월세 갱신계약 비율도 2년 來 최대

서울 신월동의 한 중개업소에 전월세 안내 문구가 적혀 있다.

[이승환 기자]

지난해 4분기 서울 아파트 임대차 시장에서 월세 비율 증가세가 확연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뿌리 뽑히지 않은 전세 사기가 이어지는 데다가 전셋값이 하루가 다르게 치솟은 영향 때문으로 풀이된다.


11일 부동산R114가 2023~2024년 서울 아파트 전월세 실거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10~12월) 임대차 계약에서 전세 거래와 월세 거래 건수는 각각 3만112건(56.0%), 2만3657건(44.0%)으로 집계됐다.


특히 월세 비율은 전분기 대비 3.3%포인트 늘어난 수치로, 이는 최근 2년 이내 최고치다.

2022년부터 불거진 전세 사기 여파와 2023년 5월부터 꾸준히 오르는 전셋값이 월세 거래 비율 증가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월세 거래 계약 유형 중 갱신계약 비율(31.6%)도 최근 2년 이내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세대출 한도 축소, 수도권 신축 아파트 입주 물량 부족 등이 맞물리며 최근 전세가가 상승하는 가운데, 전방위 대출 규제로 매매 수요까지 억눌리며 임차 수요자가 신규 전세나 월세 계약을 체결하기보다 계약갱신청구권을 활용해 기존 계약을 연장하는 쪽을 선택했다는 의미다.


일례로 해당 기간 전월세 거래가 가장 많았던 서울 송파구 ‘헬리오시티’ 전용 84㎡의 평균 전세보증금은 2023년 1분기 8억1000만원이었으나 작년 4분기 10억원으로 약 23% 치솟았다.


부동산R114 관계자는 “전세대출보증 비율을 현행 100%에서 90%로 인하하는 규제가 예고돼 전세대출 한도가 축소될 것이라는 우려에 더해 올해 수도권 신축 아파트 입주 물량 부족까지 더해진 여파져 전세가가 상승한 영향”이라며 “자연히 수요는 반전세·월세로 전환되므로 ‘전세의 월세화’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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