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긴장감 많이 떨어졌다”…삼성전자, 글로벌 5대 시장 총괄 물갈이

美·中·동남아·중동·유럽
DX 산하 9개 중 5곳 바꿔

삼성전자가 전 세계 5대 주요 시장의 총괄 책임자를 전면 교체했다.

성장세가 뚜렷한 신흥 시장에선 안정적인 리더십을 유지하면서도,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북미·유럽·중국을 포함한 주요 시장에는 일제히 새로운 총괄을 배치해 조직에 긴장감을 불어넣고 경쟁력을 되살리려는 일종의 충격 요법으로 풀이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조직 개편을 통해 디바이스경험(DX)부문 산하 9개 지역 총괄 중 총 5곳(북미·유럽·동남아시아·중동·중국) 총괄을 모두 새로 임명했다.

전체 지역 총괄의 절반 이상을 물갈이한 것이다.

지역 총괄은 주로 부사장급이 가는 자리로 삼성 내부에서는 ‘사장으로 승진하는 검증 단계’로 평가받는 핵심 보직이다.


신임 북미 지역 총괄로는 정윤 모바일경험(MX)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부사장)을 임명했다.

미주는 삼성전자 전체 매출(3분기 기준)에서 중국 다음으로 가장 큰 매출을 차지하는 핵심 시장이다.

정윤 신임 총괄은 북미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과의 점유율 격차를 줄이고, 중국 브랜드와의 차이를 더욱 벌려야 하는 막중한 과제를 안았다.

북미는 삼성전자의 주요 수익원 중 하나로 공격적인 시장 점유율 확대가 핵심 과제가 될 전망이다.


구주(유럽)는 조성혁 부사장이 신임 총괄로 투입됐다.

외교관 출신인 조 부사장은 중동 총괄에서 유럽으로 자리를 옮겼다.

유럽은 세계 최대 프리미엄 TV 시장이다.

조 부사장은 이 지역에서 삼성의 점유율을 회복해야 하는 상황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유럽 TV 시장 매출 점유율은 33.6%로 전년 대비 5.4%포인트 줄었다.

판매 수량 기준으로도 올해 상반기 유럽 TV 시장 점유율은 1년 만에 3% 이상 하락했다.

조 부사장은 제품 점유율 확대와 유럽 시장이 선호하는 친환경 경영을 강화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전사 최대 매출처인 중국을 총괄하는 책임자로 이대성 부사장이 승진해 새롭게 임명됐다.

이 부사장은 치열한 로컬 경쟁 속에서 새로운 전략을 수립해 반등 기회를 모색해야 한다.

미국 제재로 사업에 어려움을 겪지만 중국은 글로벌 시장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만큼 기존과는 차별화된 접근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동남아 지역은 김창업 부사장이 새롭게 총괄 자리에 앉았다.

동남아는 중국 스마트폰 업체의 시장 확대가 두드러진 지역이다.

김 부사장은 현지화 전략과 가격 경쟁력을 강화하며 이들의 빠른 추격을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역할을 할 전망이다.


중동 지역은 차경환 부사장이 신임 총괄을 맡게 됐다.

차 부사장은 급성장하는 통신장비 시장 공략을 가속할 전망이다.

동시에 프리미엄 스마트폰과 가전제품의 판매를 확대해 삼성전자 프리미엄 인지도를 굳히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이번 조직 개편에서 중남미, 독립국가연합(CIS), 아프리카, 서남아시아 총괄은 유임시켰다.

CIS 지역에서는 러시아를 포함한 인근 시장의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어, 기존의 운영 노하우를 유지하고 강화할 필요성이 강조된 것으로 풀이된다.

아프리카와 서남아 지역은 성장 잠재력이 높은 시장으로 평가돼 안정적인 확대 전략을 펴겠다는 계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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