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명의 나라라더니, 우리보다 심각하네”…프랑스 정부 62년 만에 완전 붕괴

좌파·극우 맞손…바르니에 총리 사임
마크롱 대통령 퇴진 압박도 거세져
佛 경제·금융위기로 번질까 노심초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오른쪽)과 미셸 바르니에 총리 [AP=연합뉴스]
프랑스 정부가 무너졌다.

프랑스 하원은 4일(현지시간) 미셸 바르니에 정부에 대한 불신임안을 통과시켰다.

불신임안 가결로 프랑스 정부 기능이 마비된 것은 62년 만으로, 정국이 큰 혼란에 빠져들게 됐다.


프랑스 하원은 이날 미셸 바르니에 총리 불신임안을 표결에 부쳐 재석 573석 중 찬성 331표로 가결했다.

불신임안을 발의한 좌파 연합 신민중전선(NFP), 자체 명의의 불신임안을 발의한 극우 국민연합(RN), 그리고 동조 세력이 모두 찬성표를 던진 결과다.


이에 따라 바르니에 총리는 취임 90일 만에 물러나면서 ‘제5공화국 최단명 총리’라는 오명을 안게 됐다.


바르니에 정부와 야당은 2025년 예산안을 두고 그간 극심한 갈등을 빚어왔다.


바르니에 정부는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해 공공지출 감축과 증세를 골자로 한 내년도 예산안을 하원에 제출했지만 야당은 사회복지 축소, 구매력 약화 등의 이유로 반대했다.

그러자 바르니에 총리가 지난 2일 하원 표결 없이 법안을 처리할 수 있는 헌법 제49조 3항을 발동해 사회보장 재정 법안 채택을 강행하자 좌파, 극우 진영 양쪽 모두 불신임안을 발의해 이날 표결이 이뤄졌다.


프랑스 정치 체계는 대통령제와 의원내각제를 혼합한 이원집정부제다.

이번 내각 붕괴 여파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도 궁지에 몰리게 됐다.

좌파 정당 일부는 마크롱 대통령 사임까지 요구하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전날 사우디아라비아 방문 중 관련 질문에 “나는 마지막 순간까지 대통령직을 수행할 것”이라며 사임 가능성을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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