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를 이용해 현금 출처를 숨겨주는 대규모 돈세탁 조직 2곳이 적발됐다.
유럽 마약 밀수업자 등 범죄 조직이나 러시아 간첩이 서방 제재를 우회하는 데 이 조직을 이용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날 영국 국가범죄청(NCA)은 영국, 러시아, 아랍에미리트(UAE)를 거점으로 운영된 대규모 돈세탁 조직 '스마트'와 'TGR'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이번 작전으로 관계자 84명이 체포되고, 2000만파운드(약 360억원) 상당의 현금과 가상화폐가 몰수됐다.
NCA에 따르면 이들 조직은 2022년 말부터 2023년 중순까지 아일랜드 코카인 밀매 조직 '키너핸 카르텔'과 랜섬웨어 그룹 및 러시아 첩보 작전에 자금을 지원했다.
이들 조직은 영국을 비롯해 유럽과 중동, 남미에 이르기까지 30개국에서 활동하며 조직 범죄를 지원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조직은 가상화폐를 주고 범죄 조직으로부터 현금을 받아 이를 여러 회사를 통해 세탁하는 방식으로 운영돼왔다.
이에 따라 현금이 풍부한 마약 밀매업자들은 가상화폐를 구매해 자금을 세탁하고, 러시아 사이버 범죄자들은 불법적으로 얻은 가상화폐를 통해 현금에 접근하는 동시에 서방 제재를 피할 수 있다.
NCA에 따르면 매년 영국을 통해 세탁되는 1000억파운드 이상의 자금 중 50억파운드가 가상화폐를 통해 세탁되고 있다.
특히 최근 비트코인 대신 테더가 돈세탁에 가장 빈번하게 활용되고 있다.
테더는 미국 달러와 연동돼 그 가치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기 때문이다.
[문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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