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빅테크 기업처럼 'C레벨' 중심 경영에 나선다.

핵심 기능별로 최고책임자를 정해 권한을 부여하고 신속한 의사결정을 도모하겠다는 취지다.

SK하이닉스는 5일 이러한 내용의 2025년 조직 개편과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조직 개편을 통해 사업 부문을 △AI 인프라(CMO·최고마케팅책임자) △미래기술연구원(CTO·최고기술책임자) △개발총괄(CDO·최고개발책임자) △양산총괄(CPO·최고생산책임자) △코퍼레이트 센터(Corporate Center)까지 5개 조직으로 구성했다.


부문별 기능을 통합해 '원팀' 의사결정이 가능하도록 한 것이 핵심이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을 중심으로 C레벨 핵심 임원들이 주요 의사결정을 이끌고, 시장과 기술 변화에 더 민첩하게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우선 '개발총괄'이 신설됐다.

D램과 낸드플래시, 솔루션 등 모든 메모리 제품의 개발 역량을 결집한 조직이다.

차세대 인공지능(AI) 메모리를 비롯한 미래 제품 개발을 위해 전사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SK하이닉스는 기대한다.


이에 낸드와 솔루션 사업의 컨트롤타워인 N-S 커미티(Committee)를 맡았던 안현 부사장을 사장으로 선임해 개발총괄 부문을 이끌도록 했다.

안 사장은 미래기술연구원과 경영전략, 솔루션 개발 등 핵심 보직을 거쳤다.

올해 주주총회에서는 사내이사에 선임돼 회사의 기술과 전략 관련 주요 의사결정에 참여했다.


메모리 전(前)공정과 후(後)공정의 양산을 총괄하는 '양산총괄'도 신설한다.

공정 간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향후 용인반도체클러스터를 포함해 국내외에 건설할 팹(Fab)의 생산기술 고도화를 통합적 관점에서 주도할 예정이다.

대외 협력과 글로벌 업무 관련 조직을 강화해 외교통상 전문가를 다수 배치했다.

세계 주요국의 반도체 정책과 급변하는 지정학 이슈에 기민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다.



안현 사장

C레벨은 최고경영자(CEO)인 곽노정 대표를 비롯해 김주선 CMO 사장, 차선용 CTO 부사장, 안현 CDO 사장, 김영식 CPO 부사장, 송현종 코퍼레이트 센터 사장으로 라인업을 꾸렸다.

SK하이닉스는 "르네상스 원년으로 삼았던 올해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차세대 AI 반도체 등 미래 기술과 시장을 지속 선도하기 위한 '강한 원팀' 체제 구축에 중점을 뒀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SK하이닉스는 새 얼굴 33명을 발탁했다.

젊고 유능한 인재들이 새로운 시각으로 고객 요구와 기술 트렌드에 부합한 미래 성장을 준비할 수 있도록 과감한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신규 임원의 약 70%는 차세대 반도체 개발과 같은 기술 분야에서 선임해 기술회사의 근원적 경쟁력 확보에 주력했다.


또 고대역폭메모리(HBM), D램 등 주요 제품 경쟁력 강화에 탁월한 성과를 낸 조직에서 다수의 신규 임원을 발탁해 성과 기반 인사 기조도 명확히 했다.


곽 대표는 "회사 구성원들이 하나가 돼 노력한 결과 올해 HBM, 기업용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등 AI 메모리 분야에서 기술 경쟁력을 확고히 했다"며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뤘지만 경영 환경이 빠르게 변하고 있는 만큼 이번 조직 개편과 임원 인사를 통해 기존 사업과 미래 성장 기반을 리밸런싱해 AI 메모리 리더십을 더욱 공고히 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인사에서 SK하이닉스 출신들은 계열사 곳곳에 포진됐다.

SK온은 SK하이닉스 출신 이석희 CEO에 이어 이번에 피승호 SK실트론 제조·개발본부장을 제조총괄로 선임했다.

피 총괄은 SK하이닉스 미래기술연구원 R&D 실장 등을 담당했다.


[박승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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