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사관 자국민 대상 경보
직원들에 “출근 말고 재택”
이스라엘, 韓여행 재고 촉구
캐나다도 여행주의 지침 내려
“대규모 집회 현장 피하라”
영국, 유럽도 정세 예의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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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 미대사관 “한국대통령 계엄 선언 관련 경보” 발령한 모습. [사진 = 주한 미국대사관 캡처] |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깜짝 놀란 세계가 잇달아 한국 여행을 준비하거나 한국에 거주하는 자국민에게 주의 지침을 내리는 등 여진이 이어지고 있다.
주한 미국대사관은 4일 통상적인 영사 업무를 임시 중단했다.
이날 주한 미국대사관은 홈페이지에 적색 배너 메뉴로 ‘경보’를 발령하고 한국에 거주하는 미국 시민들에게 “잠재적 혼란을 예상해야 한다”며 당분간 집에 머물러 있을 것을 당부했다.
이와 함께 이날 비자 인터뷰를 비롯한 일반 영사 업무가 임시 중단되며 대사관 직원들에게 재택근무 전환을 지시했음을 알렸다.
주한 미국대사관은 특히 “윤 대통령의 계엄령 해제 발표 이후에도 상황은 여전히 유동적”이라며 “미국 시민들은 잠재적인 혼란을 예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공공장소에 있을 때는 주변 환경에 주의를 기울이고 일상적인 안전 예방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시위가 벌어지는 지역을 피하고 대규모 군중, 모임, 시위 또는 집회 근처에서는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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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비상계엄 선포 여파로 4일 오전 서울 주한 미국대사관 유리창에 영사 업무 중지를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한주형 기자] |
또 “평화롭게 진행되려던 시위도 대립적인 분위기로 바뀌고 폭력으로 확대될 수 있다”고 거듭 주의를 촉구했다.
캐나다는 3일 오후(현지시간) 한국 여행 자제를 권고하는 업데이트를 실시했다.
캐나다 정부는 자국민에게 한국에서 시위와 대규모 모임을 피하고, 현지 매체 뉴스를 모니터링해 최신 정보를 확인할 것을 당부했다.
다만 여행자들이 여전히 정상적인 보안 예방 조치를 취할 수 있다며 한국에 대한 여행 위험 수준을 바꾸는 조치는 취하지 않았다.
캐나다와 유사하게 영국, 일본, 유럽연합(EU) 일부 국가도 주의 지침을 내렸다.
영국 외무부는 한국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소식을 전하며 “우리는 상황 전개를 지켜보고 있다”며 자국인에게 “한국 기관의 권고를 따르고 정치 집회를 피하라”고 촉구했다.
불가리아, 라트비아, 아일랜드는 각각 시민들에게 한국에서 시위나 대규모 집회가 열리는 지역을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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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비상계엄 선포 여파로 4일 오전 서울 주한 미국대사관 유리창에 영사 업무 중지를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한주형 기자] |
이스라엘은 상대적으로 강한 주의 지침을 발동했다.
이스라엘 외무부는 한국에 대한 여행 경보를 발령하며 “한국 방문의 필요성을 재고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외무부는 “상황이 보다 명확해질 때까지 집이나 현재 머물고 있는 장소에서 미디어 업데이트를 따라달라”고 강조했다.
홍콩도 기민하게 한국 상황을 업데이트했다.
홍콩 보안국은 4일 새벽 한국의 계엄령 선포에 따른 정치 활동 금지 소식을 전하며 “한국을 방문할 계획이 있거나 이미 방문 중인 시민은 개인 안전에 유의하고 많은 사람이 모이는 곳을 피하라”며 현지 발표에도 주의를 기울여줄 것을 당부했다.
이처럼 주요 국가들이 한국 여행 주의를 발표하면서 예정됐던 주요 비즈니스 회의가 줄줄이 취소되고 있다.
한 미국 정보기술(IT) 기업 관계자는 “다음주에 본사 임원이 참여하는 중요 미팅이 예정돼 있었는데 본사의 한국 방문 자제 권고 조치로 일정이 취소됐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 내 정세가 불안해지면서 실제 한국 여행을 취소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NHK는 이날 오전 하네다공항 국제선에서 관련 소식을 들은 모녀가 불안감을 느끼고 직전까지 고민하다 결국 여행을 취소했다고 전했다.
[도쿄 = 이승훈 특파원 / 서울 = 이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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