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양공과대 등 저렴한 여행지로 각광
입장료 받고 셔틀버스 이용 금지나서

싱가포르 난양공과대의 건물 ‘하이브’. <난양공과대>
싱가포르의 주요 대학이 중국인 과잉 관광에 시달리고 있다.

녹지와 건축물이 조화를 이룬 볼거리와 아시아 최고 교육기관이라는 상징까지 있어 저렴한 관광지로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은 수많은 중국인 관광객으로 인해 싱가포르 대학생의 학습 환경이 침해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벤자민 리우 난양공과대(NTU) 학생은 “관광객들이 공공에 개방된 캠퍼스 시설을 악용하고 있다”며 “본래 대중이 시설을 남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었지만, 관광객들은 우리를 존중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싱가포르 소재 대학의 졸업생은 “관광객 상당수는 사진이나 동영상 촬영에 거리낌이 없다”며 “(대학교를) 동물원처럼 생각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싱가포르의 대학들은 열대 나무에 둘러싸인 세련된 시설로 관광객을 매료시킨다.

특히 NTU는 딤섬 바구니를 쌓아 올린 듯한 건물 하이브가 인기를 끌고 있다.

중국 여행사에서 싱가포르 여행 패키지의 일부로 NTU 방문을 제공하고 있을 정도다.

자녀에게 아시아 최고 대학의 생활상을 보여주고 싶은 중국인 부모들의 호응이 크다.


틱톡 중국판인 더우인을 비롯해 인스타그램과 유사한 중국 SNS 플랫폼 샤오홍슈 등에서는 인플루언서들이 잇달아 싱가포르의 대학을 찾고 있다.

캠퍼스를 둘러보며 관광 가이드 콘텐츠를 게시하기 위해서다.


대학들은 관광객의 접근을 제한하기 위한 여러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NTU는 여행사 등록제와 입장료를 신설했다.

NTU 관계자는 이러한 조치로 상황이 개선됐으며 “최근 연휴 동안 관광객 수가 눈에 띄게 증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중국인의 여행 성수기인 10월 중국 국경절 연휴 기간에 싱가포르대(NUS)는 셔틀버스와 일부 식당을 교직원과 학생만 이용할 수 있도록 해 방문객을 차단했다.


헨리 첸 NUS 대학원생은 “중국인 관광객이 다시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며 “앞으로도 이러한 조치가 효과가 있기를 바란다”고 토로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늘의 이슈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