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이나테크 공습 ◆
미·중 패권 경쟁이 갈수록 격해지는 가운데 첨단 산업을 둘러싼 중국의 기술 자립에 속도가 붙고 있다.

보다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을 앞두고 중국의 '기술 굴기'는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중국 최고 국가연구소인 중국과학원은 2018년 '차보쯔' 기술 35개를 선정했다.

차보쯔란 '목을 조르다'란 의미로 중국의 자체 기술력이 모자라 외부에 의존하는 기술을 뜻한다.

즉 미국 등 외국에서 수출을 통제하는 방식으로 제어할 수 있는 35개 기술을 꼽은 뒤 이를 자체 기술 개발로 극복하겠다는 것이다.

이후 지난해 중국과학원은 21개 기술에서 자립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현재 남아 있는 차보쯔 기술은 △포토레지스트 △광각기 △로봇 핵심 알고리즘 △항공기 설계 소프트웨어 △고강도 스테인레스강 등 14개다.

5년 만에 상당수 분야에서 기술 자립을 이뤄낸 데는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한몫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12월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올해 발전 방향의 주요 골자로 새로운 산업화를 통한 디지털 경제 발전과 인공지능(AI) 발전 가속화를 내세웠다.


지난 3월 열린 중국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에서는 '신품질 생산력'을 통한 기술 자립을 강조했다.


서행아 한중과학기술협력센터 수석대표는 "중국의 경우 국가 의제에서 기술을 최우선시하고 있는 데다 혁신을 목표로 상당한 재정 투자를 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올해 2월 발표한 '2022년 한국·미국·일본·중국·유럽연합(EU) 주요 5개국의 기술 수준 평가 결과안'에 따르면 한국은 주요 과학기술 11대 분야에서 중국에 처음으로 추월당했다.

미국을 100%로 보면 한국은 81.5%, 중국은 82.6%를 기록했다.


중국의 기술 자립이 본격화된 것은 '트럼프 행정부 1기' 때다.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국가 역량을 동원해 '화웨이 때리기'에 나섰다.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을 앞둔 지난달 29일 중국 상하이 푸둥의 화웨이연구센터에서 만난 화웨이 관계자들은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화웨이 관계자는 "미국의 제재를 받고 있기에 중국 반도체 시장이 빠르게 발전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베이징 송광섭 특파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늘의 이슈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