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즈니스 리더 ◆


보더리스그룹은 2007년 3월 다구치 가즈나리 대표가 '소셜 비즈니스로 세상을 바꾼다'는 꿈에 기반해 설립한 '소셜 비즈니스(Social Business)' 기업이다.

기후위기, 자원 순환, 장애인 고용, 난민 등 각종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본을 포함한 세계 13개국에서 51가지의 사업을 펼치고 있다.

올해 예상 매출액은 102억엔(약 945억원)이다.


이런 보더리스그룹이 소셜 비즈니스 중에 하나인 가죽 전문 브랜드 '비즈니스 레더 팩토리(Business Leather Factory·BLF)'를 통해서 이랜드와 손잡고 최근 한국에 진출했다.

BLF는 지갑과 가방을 중심으로 다양한 가죽 제품을 선보인다.

한국 첫 매장은 NC강서점에 문을 열었다.


최근 BLF의 한국 진출을 기념해 방한한 다구치 대표는 이랜드와의 협력에 대해 "이랜드에서 먼저 BLF를 알아보고 몇 년 전부터 꾸준히 제안을 줬다"며 "소셜 비즈니스는 수익을 내는 것이 전부가 아닌데, 이랜드에는 우리와 뜻이 통하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보더리스그룹은 BLF를 통해 방글라데시 빈곤 문제 해결에 나서고 있다.

가죽공장을 운영해 빈민에게 일자리와 기술 교육을 지원한다.

특히 장애인이나 미혼모 같은 사회적 약자들을 적극 고용하고 있다.


다구치 대표가 방글라데시 빈민을 돕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 그는 "우연한 기회에 방글라데시를 갔다가 최빈국인 그 나라에 일자리가 충분하지 않다는 걸 알게 됐다"며 "현지 자원을 활용해 일자리를 만들 수 없을까 고심하다 '가죽'을 떠올렸다"고 말했다.


방글라데시 국민은 상당수가 이슬람교도로, 매년 '희생제'라고도 알려진 '이드 알 아드하' 축제를 연다.

이 축제 때 이슬람교도들은 소를 도축해 가난한 사람들과 나눠 먹는데, 이때 가죽이 대부분 폐기된다.

다구치 대표는 질 좋은 가죽을 그냥 버리는 게 아깝다고 느꼈고, 일본 가죽공예 장인의 기술을 접목하면 좋은 제품을 만들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는 "가죽 품질이 최상급"이라며 "가죽은 A1부터 A5까지 등급을 나누는데, BLF가 쓰는 가죽은 전부 A1과 A2로 가장 좋은 등급"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비싼 가죽을 쓰지만 생산부터 판매까지 전 과정을 자체적으로 해냄으로써 비용 절감을 이뤄냈고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워낙 좋은 가죽을 쓰고 있기에 최대한 소재가 돋보일 수 있도록 디자인은 심플하게 하고 다양한 색상으로 변주를 줬다.

남녀노소 누구나 멋스럽게, 또 오래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추구한다.


마침 가치소비의 필요성이 대두되는 시기다.

다구치 대표는 "요즘 윤리적인 물건을 사는 것으로도 사회가 나아질 수 있다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지만 소비자 입장에서 그런 브랜드를 생각했을 때 딱히 잘 떠오르진 않는 것 같다"며 "'윤리적 브랜드=BLF'라는 공식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다구치 가즈나리 대표 △1980년생 △2004년 와세다대 상학부 졸업 △2004년 미스미 입사 △2005년 유한회사 보더리스재팬 창업 △2007년 주식회사 보더리스재팬 설립 △2024년 BLF 한국 진출
[김효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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