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도 수출 암울” 하나금융硏의 경고

금리인하로 내수는 개선되지만
車·해운 둔화, 철강·건설 부진계속
“내년 양극화·저성장 더 심해질 것”

부산항 신선대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 작업이 진행 중이다. [사진 제공=연합뉴스]

저성장 기조가 이어지면서 내년 산업·기업·소비 측면에서 양극화가 더욱 심해질 것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이차전지를 포함한 국내 일부 산업이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시각도 제기됐다.

하나금융연구소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5년 일반산업 전망’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20일 밝혔다.

연구소는 금리나 달러당 원화값, 원자재를 포함한 거시경제 여건이 안정되면서 내년 국내 산업의 영업실적은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금리 인하에 따라 실질 구매력이 개선되고 소비심리가 살아나면서 올해 부진했던 내수나 서비스 업종은 내년이면 소폭 회복된다고 연구소는 전망했다.

반도체, 이차전지, 통신, 소매유통 분야는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반면 자동차, 해운, 정유 등은 성장세가 둔화되고, 철강, 석유화학, 건설 등은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분석했다.

연구소는 현재 국내 산업의 가장 큰 문제로 양극화 심화를 꼽았다.

팬데믹 이후 국내 경제의 저성장 기조가 과거보다 심화하면서 성장 기회가 있는 일부 분야에 자본과 인력이 몰려 양극화가 깊어졌다는 것이 연구소의 설명이다.

산업 양극화 측면에선 수출 의존도가 높은 일부 첨단 산업을 중심으로 성장이 집중되는 반면 내수 중심의 전통 제조업과 서비스업은 상대적으로 부진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래 먹거리에 대한 투자 기회나 미중 갈등은 산업 양극화를 가속화시키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기업 양극화 측면에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실적과 생산성 격차가 더욱 벌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소비 측면에서는 금리 인하로 내수 회복의 불씨는 피웠지만 저성장 시대에 벌어진 소득 격차와 고령화가 이를 희석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오유진 연구위원은 “저출산 대책 강화, 고른 성장을 위한 중소·중견기업 지원 확대, 신성장 동력 발굴 등 산업·기업 간 균형을 맞출 수 있는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美 대선서 트럼프 되면 이차전지·반도체 부정 영향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연구소는 미국 대선 결과에 따른 국내 산업 영향도 분석했다.

트럼프 재집권 시 친환경에너지, 공급망 재편, 무역 정책에서 큰 폭의 변화가 예상된다는 내용이다.

이에 따라 국내 이차전지, 철강, 태양광, 자동차, 반도체 등 주요 산업이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연구소는 전망했다.

김남훈 연구위원은 “내년 국내 산업은 전반적으로 저성장 기조가 지속되는 가운데 업종별, 기업 규모별 양극화가 이어질 것”이라며 “정부와 기업은 이러한 흐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